이균길 대표 "준불연 내·외장재 만들어 금탑산업훈장…美 법인 통해 해외시장 개척 나서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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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낙훈의 기업인 탐구
이균길 서한안타민 대표
이균길 서한안타민 대표
기업인의 역할은 무엇일까. 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 경영자는 제품 개발에서 생산 판매 자금관리 인력확보 해외시장 개척 등에 이르기까지 1인 10역을 할 수밖에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일을 꼽으라면 시장 흐름을 정확히 읽고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이다.
화재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때 치명적인 역할을 하는 게 연기다. 유독성가스는 사람을 금방 질식하게 한다. 건물 내·외장재가 불연재로 돼 있으면 이런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인천 남동산업단지의 서한안타민(대표 이균길·74)은 준불연 내·외장 마감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그는 지난 5월 중소기업주간행사의 하나로 열린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준불연 내·외장재 개발에 노력해온 공로를 인정받은 셈이다.
이균길 대표는 “준불연재는 얇은 섬유에 수지를 함침시킨 뒤 여기에 무기물을 섞어 만든다”며 “이때 무기물이 난연 성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거시설은 물론 식당 강당 공장 등에서 쓸 수 있다. 이 회사는 관공서 교육청 학교 등 수천 곳에 이를 공급했다. 생산제품은 다양하지만 대개 가로 1200㎜, 세로 2420㎜에 두께 3~6㎜의 제품이다. 이 대표는 “불연재나 난연재는 화재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연기를 억제해 사람이 신속하게 대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양대 재료공학과를 나온 이 대표의 첫 직장은 삼익악기 기술부와 생산부였다. 이곳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다가 퇴사했다. 1983년 인천 부계동의 30㎡ 규모 임차사무실에서 직원 두 명과 일을 시작했다. 초기엔 피아노에 사용하는 목재의 접착 강도를 높여주는 보강재인 ‘배커(backer)’를 판매했다. 당시 삼익악기, 영창악기는 이를 전량 일본에서 수입했지만 3년 만에 국산화했다. 이 대표는 “우리 회사는 세계 배커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이 5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1997년 외환위기 시절엔 외상대금 10억원을 떼이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단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고 회사를 살려냈다.
그는 사장이자 기술자이고 연구원이었다. 연구실에서 밤새워 일하느라 귀가하지 않는 날이 많았다. 10억원 넘는 돈을 투자해 불연 내장마감재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테스트 과정에서 불에 타기도 하고, 시제품에서 하자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그는 “연구실에서 살다시피하며 기술을 보완해 섭씨 900도에서도 타지 않고 조립식으로 간편하며 인테리어 기능까지 갖춘 제품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2000년 준불연 인테리어 건축내장 신소재를 개발했다. 2002년 로이드마크를 획득했고, 그해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부터 11개 품목에 대해 KFI인정(화재 등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성능인정)도 받았다. 2009년 친환경인증, 2017년에는 소재부품전문기업, 올해엔 글로벌 IP(지식재산권)스타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대표는 “그동안 공공기관, 가구업체 등 다양한 업종에 관련 불연재 제품을 공급해 왔다”며 “버지니아에 설립한 미국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소량이지만 수출을 해왔는데 앞으로 이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화재 예방을 사회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화재예방문화협회 결성을 주도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화재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때 치명적인 역할을 하는 게 연기다. 유독성가스는 사람을 금방 질식하게 한다. 건물 내·외장재가 불연재로 돼 있으면 이런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인천 남동산업단지의 서한안타민(대표 이균길·74)은 준불연 내·외장 마감재를 생산하는 업체다. 그는 지난 5월 중소기업주간행사의 하나로 열린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준불연 내·외장재 개발에 노력해온 공로를 인정받은 셈이다.
이균길 대표는 “준불연재는 얇은 섬유에 수지를 함침시킨 뒤 여기에 무기물을 섞어 만든다”며 “이때 무기물이 난연 성분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거시설은 물론 식당 강당 공장 등에서 쓸 수 있다. 이 회사는 관공서 교육청 학교 등 수천 곳에 이를 공급했다. 생산제품은 다양하지만 대개 가로 1200㎜, 세로 2420㎜에 두께 3~6㎜의 제품이다. 이 대표는 “불연재나 난연재는 화재가 확산되는 것을 막고 연기를 억제해 사람이 신속하게 대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양대 재료공학과를 나온 이 대표의 첫 직장은 삼익악기 기술부와 생산부였다. 이곳에서 10여 년간 근무하다가 퇴사했다. 1983년 인천 부계동의 30㎡ 규모 임차사무실에서 직원 두 명과 일을 시작했다. 초기엔 피아노에 사용하는 목재의 접착 강도를 높여주는 보강재인 ‘배커(backer)’를 판매했다. 당시 삼익악기, 영창악기는 이를 전량 일본에서 수입했지만 3년 만에 국산화했다. 이 대표는 “우리 회사는 세계 배커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출이 5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1997년 외환위기 시절엔 외상대금 10억원을 떼이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단 한 명의 직원도 내보내지 않고 회사를 살려냈다.
그는 사장이자 기술자이고 연구원이었다. 연구실에서 밤새워 일하느라 귀가하지 않는 날이 많았다. 10억원 넘는 돈을 투자해 불연 내장마감재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테스트 과정에서 불에 타기도 하고, 시제품에서 하자가 발생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다. 그는 “연구실에서 살다시피하며 기술을 보완해 섭씨 900도에서도 타지 않고 조립식으로 간편하며 인테리어 기능까지 갖춘 제품을 개발했다”고 소개했다.
2000년 준불연 인테리어 건축내장 신소재를 개발했다. 2002년 로이드마크를 획득했고, 그해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부터 11개 품목에 대해 KFI인정(화재 등으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성능인정)도 받았다. 2009년 친환경인증, 2017년에는 소재부품전문기업, 올해엔 글로벌 IP(지식재산권)스타기업으로 선정됐다.
이 대표는 “그동안 공공기관, 가구업체 등 다양한 업종에 관련 불연재 제품을 공급해 왔다”며 “버지니아에 설립한 미국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소량이지만 수출을 해왔는데 앞으로 이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화재 예방을 사회운동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사단법인 한국화재예방문화협회 결성을 주도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