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영 거부에 맞교대 사회…측근들 "잠자기도 애매한 상황"
與 "이주영, 자당 의원들 토론하는데 사회 안보나…우리 땐 안그랬다" 비판
文의장, 필리버스터 사회에 피로 누적…與 "이주영, 비신사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과정에서 자유한국당 소속인 이주영 국회부의장의 사회 거부로 문희상 국회의장과 주승용 부의장(바른미래당)의 피로 누적이 극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런 점 등을 고려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선거법 개정안 표결을 위한 본회의 개의를 27일로 하루 늦춘다는 방침을 세웠으며, 이 부의장을 향해서는 "신사적이지 않다"고 비판했다.

국회 관계자는 26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당내 상황과 의장실 상황을 고려하면 굳이 오늘 본회의를 열지 않아도 괜찮지 않겠냐는 의견을 전달해 왔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의장단 두 명이 사회를 맡으려니 벅찬 상황"이라면서 "4시간씩 번갈아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문 의장으로선 중간에 잠을 자기도 애매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문 의장이 잘 이겨냈지만, 힘들어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주 부의장도 그로기 상태라고 한다"고 언급했다.

문 의장과 주 부의장은 지난 23일 오후 9시 49분 시작해 25일 밤 12시까지 50시간 11분간 이어진 필리버스터를 밤낮없이 4시간씩 돌아가며 진행했다.

이 부의장은 선거법 상정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교대에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장은 전날 저녁 8시께부터 무제한 토론 종료까지 막바지 사회를 맡았다.

앞서 문 의장은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지난 10일 본회의에서도 한국당 의원들의 거센 항의에 충격을 받아 밤늦게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의장실은 일단 오늘 문 의장 일정을 예정대로 진행하되, 건강 상태를 계속 체크한다는 방침이다.
文의장, 필리버스터 사회에 피로 누적…與 "이주영, 비신사적"
민주당에서는 사회를 거부하는 이 부의장을 향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자기 당인 한국당 의원들이 필리버스터에 나섰는데, 이 부의장이 사회를 보지 않았다는 게 참 그렇다"면서 "신사적이지 못하다"라고 비판했다.

2016년 테러방지법 표결 당시 민주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 때는 민주당 소속의 이석현 부의장이 사회를 거부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른 관계자는 "부의장이면 부의장답게 행동해야 한다.

예전에 우리가 할 때는 의장단 3명이 다 돌아가면서 했다"면서 이주영 부의장을 향해 "(본회의장을 지키지 않고) 지역에 내려가 무엇을 했겠나"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