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올 상반기에 기준금리를 한 차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상 처음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다 경기도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발표한 ‘2020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목표 수준(2%)으로 안정화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에 대해 한은이 추가 인하 여지를 열어뒀다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7명 가운데 2명이 기준금리 인하를 주장하는 것도 이 같은 해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9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한은 금통위 회의에서 신인석 금통위원이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제시한 데 이어 조동철 위원도 올 1월 금통위에서 금리 인하 의견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올해 1~2회 기준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권재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한국대표는 “한은이 디플레이션(경제 침체 속 물가 하락)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더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 차례 인하할 경우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인 연 1.00%로 내려간다.

인하 시점은 엇갈리지만 올 상반기가 유력하다는 평가가 많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올해 경기가 좋아진다고 보기 어렵고 디플레이션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12·16 부동산 대책 영향으로 금융안정 우려도 약화된 만큼 한은이 올 상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4월 신인석 위원, 조동철 위원 등 금통위원 4명의 교체를 앞두고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등 성장 흐름이 미약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교체를 앞둔 금통위원들이 1분기에 기준금리를 결정할 가능성이 적잖다”고 분석했다. 올해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김상훈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미·중 무역분쟁 수위가 완화된다면 기준금리를 그대로 둘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