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의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포지오티닙 임상 2상의 첫번째 환자군(코호트1)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실망하기는 이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오전 10시30분 현재 한미약품은 전날보다 4.65% 하락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협력사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 코호트1 시험에서 객관적 반응률(ORR·종양이 감소한 환자비율)이 14.8%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코호트1의 1차 평가지표인 ORR의 목표는 17%였다.

코호트1 임상은 115명의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종양이 감소한 부분 반응(PR) 17명(14.8%), 반응지속기간 7.4개월 등의 데이터가 나왔다. 또 68.7%(79명)의 질병조절율(DCR·항암제에 반응을 보인 환자 비율)이 나타났다. 안전성은 다른 2세대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와 유사하게 나왔다.

스펙트럼은 1차 평가 목표는 도달하지 못했으나 일부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한 만큼 이번 임상에 대한 세부 데이터를 면밀히 분석한 뒤, 현재 진행 중인 나머지 6개 코호트 임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서미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이 기술이전한 포지오티닙 임상 2상 코호트1에 대한 결과가 예상치를 밑돌았다"며 "단기적인 주가 하락은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임상 2상에 대한 6개의 코호트가 남아있고 중국 임상 2상도 진행 중인 상황으로 포지오티닙의 전체 가치를 한미약품에서 제외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스펙트럼은 코호트2와 코호트3의 결과를 내년에 발표할 예정이다. 또 2020년 1분기 내에 임상 2상에 대한 전반적인 전략을 수정 제공할 계획이다.

나머지 코호트는 환자 구성이 다른 만큼, 코호트1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 롤론티스, 신약허가 1차 관문 통과

스펙트럼은 포지오티닙의 이번 결과와 함께 미 식품의약국(FDA)이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신약허가 검토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롤론티스도 한미약품이 스펙트럼에 기술이전한 신약후보물질이다.

전문의약품 허가 신청자 비용 부담법(PDUFA)에 따라 내년 10월24일 이내에 신약허가 여부가 결정된다. 스펙트럼은 롤론티스의 FDA 신약허가 심사가 개시됨에 따라 상용화를 위한 준비에 본격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조 터전 스펙트럼 사장은 "롤론티스가 승인되면 15년 만에 출시된 최초의 'G-CSF' 신약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롤론티스의 가능성을 확신하며, 향후 수십억달러 규모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약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미국에서만 4조원대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약효지속성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한미의 바이오신약들 중 첫번째로 상용화를 위한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는 의미가 있다"며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롤론티스가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신약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