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듀! 금호"…아시아나항공, HDC그룹 품에서 비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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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HDC현산 컨소 인수합병 마무리…HDC, 아시아나 재무개선에 2조 투입
부채 줄이고 '불안한 항공사' 오명 씻나 기대감…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불렀던 아시아나항공이 창립 31년 만에 금호를 떠나 범현대가(家)의 품에 안긴다.
항공업계가 대내외 악재로 불황을 겪는 가운데 새 주인을 맞게 된 아시아나항공이 날개를 펴고 HDC그룹의 품에서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현산 컨소시엄)은 이날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천868만8천63주(지분율 30.77%)를 3천228억원(주당 4천700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2조1천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현산 컨소시엄과 금호산업은 각각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의결하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1988년 2월 창립돼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양대 항공사로 자리매김해온 아시아나항공은 창립 31주년인 올해 '주인 교체'라는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체제를 졸업한 지 5년 만이다.
앞서 박삼구 전 회장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겹치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 12월 채권단과 구조조정 방식의 일종인 자율협약 절차를 밟았다.
그룹 차원의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 자율협약을 졸업했지만, 차입금 규모가 크고 부채비율이 높아 시장에서는 여전히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올해 3월22일 아시아나항공이 제출기한을 하루 넘겨 공시한 감사보고서가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며 시장의 우려를 키웠고 결국 박 전 회장은 같은달 28일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4월23일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모두 1조7천3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금호산업은 7월2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를 내고, 지난달 12일 매입가로 2조5천억원을 적어낸 현산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산 컨소시엄은 지난달 14일부터 HDC그룹 내 각 부문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수 준비단을 출범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준비해왔다.
한달 넘게 구주 가격과 우발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한도를 놓고 '밀당'을 벌이던 금호산업과 현산 컨소시엄이 구주 매입가 3천228억원과 '통합' 손해배상한도 9.9%에 각각 합의하고 이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마치며 마침내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도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범현대가의 일원이 된 아시아나항공의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금액 2조5천억원 중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할 2조1천772억원 규모의 '실탄'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조1천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현재 660%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300%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 강화"라고 강조한 만큼 재무 건전성을 갖춘 이후에는 노선 경쟁력과 비용 효율성 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범현대가에 항공사를 보유한 계열사가 없는 만큼 향후 범현대가의 직간접적인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 항공 물류 기능이 필요한 계열사가 많기 때문이다.
이미 범현대 계열사들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후 항공기 정비와 부품 교체 등의 투자가 적절히 이뤄지면 그동안 잦은 고장으로 덧씌워진 '불안한 항공사'라는 불명예도 벗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노선이 위축된 데다 이미 단거리 노선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와의 '출혈 경쟁'이 진행 중인 만큼 적자 노선 조정 등을 꾀한다고 해도 단기간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HDC그룹이 항공업 경험이 전무한 만큼 어느 정도의 이해도를 갖고 아시아나항공을 끌어나갈 수 있을지, 또 HDC그룹 계열사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구심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과도한 재무적 부담과 경영 정상화 지연에 따른 지속적인 자금 투입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HDC그룹이 '승자의 저주'를 피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재매각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어 향후 항공업계의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에 이어 이달 20일에도 만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내년 1월12일까지 소속 부서장의 결재 없이 인사팀에 바로 신청하면 인사팀의 심의를 거쳐 희망퇴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HDC로의 인수를 앞두고 사전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주인이 바뀐 뒤에는 주요 경영진부터 시작해 HDC측 인사가 장악할 가능성이 커 앞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룹의 살림을 책임졌던 아시아나항공을 현대에 넘기면서 사세가 급격히 쪼그라들게 됐다.
한때 재계 7위를 기록했던 그룹의 위상도 아시아나 자회사까지 모두 통매각하고 나면 사실상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등 2개 계열사만 남게 돼 재계 60위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그룹명부터 바꿔야 할 처지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대금도 당초 예상했던 4천억원대보다 적은 3천228억원에 불과해 내년 3월 말 만기가 돌아오는 산업은행 대출 1천300억원을 포함해 차입금 상환 등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금호가 어떤 식으로 그룹 재건에 나설지에도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
부채 줄이고 '불안한 항공사' 오명 씻나 기대감…대규모 구조조정 가능성도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인생의 모든 것"이라고 불렀던 아시아나항공이 창립 31년 만에 금호를 떠나 범현대가(家)의 품에 안긴다.
항공업계가 대내외 악재로 불황을 겪는 가운데 새 주인을 맞게 된 아시아나항공이 날개를 펴고 HDC그룹의 품에서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현산 컨소시엄)은 이날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천868만8천63주(지분율 30.77%)를 3천228억원(주당 4천700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2조1천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한다.
현산 컨소시엄과 금호산업은 각각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의결하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관련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1988년 2월 창립돼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양대 항공사로 자리매김해온 아시아나항공은 창립 31주년인 올해 '주인 교체'라는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체제를 졸업한 지 5년 만이다.
앞서 박삼구 전 회장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이 글로벌 금융위기와 겹치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고, 결국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 12월 채권단과 구조조정 방식의 일종인 자율협약 절차를 밟았다.
그룹 차원의 경영 정상화 노력으로 아시아나항공은 2014년 자율협약을 졸업했지만, 차입금 규모가 크고 부채비율이 높아 시장에서는 여전히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올해 3월22일 아시아나항공이 제출기한을 하루 넘겨 공시한 감사보고서가 감사의견 '한정'을 받으며 시장의 우려를 키웠고 결국 박 전 회장은 같은달 28일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은 4월23일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모두 1조7천3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금호산업은 7월25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공고를 내고, 지난달 12일 매입가로 2조5천억원을 적어낸 현산 컨소시엄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현산 컨소시엄은 지난달 14일부터 HDC그룹 내 각 부문 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수 준비단을 출범하고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준비해왔다.
한달 넘게 구주 가격과 우발채무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한도를 놓고 '밀당'을 벌이던 금호산업과 현산 컨소시엄이 구주 매입가 3천228억원과 '통합' 손해배상한도 9.9%에 각각 합의하고 이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까지 마치며 마침내 아시아나항공 매각 협상도 마무리됐다.
이에 따라 범현대가의 일원이 된 아시아나항공의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인수금액 2조5천억원 중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할 2조1천772억원 규모의 '실탄'을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 등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 경우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은 올해 3분기 말 기준 1조1천억원에서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나고 현재 660%에 달하는 부채비율도 300%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력 강화"라고 강조한 만큼 재무 건전성을 갖춘 이후에는 노선 경쟁력과 비용 효율성 등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그룹 등 범현대가에 항공사를 보유한 계열사가 없는 만큼 향후 범현대가의 직간접적인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등 항공 물류 기능이 필요한 계열사가 많기 때문이다.
이미 범현대 계열사들과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사업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후 항공기 정비와 부품 교체 등의 투자가 적절히 이뤄지면 그동안 잦은 고장으로 덧씌워진 '불안한 항공사'라는 불명예도 벗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노선이 위축된 데다 이미 단거리 노선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와의 '출혈 경쟁'이 진행 중인 만큼 적자 노선 조정 등을 꾀한다고 해도 단기간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HDC그룹이 항공업 경험이 전무한 만큼 어느 정도의 이해도를 갖고 아시아나항공을 끌어나갈 수 있을지, 또 HDC그룹 계열사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구심도 제기된다.
무엇보다 과도한 재무적 부담과 경영 정상화 지연에 따른 지속적인 자금 투입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HDC그룹이 '승자의 저주'를 피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재매각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어 향후 항공업계의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에 이어 이달 20일에도 만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내년 1월12일까지 소속 부서장의 결재 없이 인사팀에 바로 신청하면 인사팀의 심의를 거쳐 희망퇴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HDC로의 인수를 앞두고 사전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주인이 바뀐 뒤에는 주요 경영진부터 시작해 HDC측 인사가 장악할 가능성이 커 앞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그룹의 살림을 책임졌던 아시아나항공을 현대에 넘기면서 사세가 급격히 쪼그라들게 됐다.
한때 재계 7위를 기록했던 그룹의 위상도 아시아나 자회사까지 모두 통매각하고 나면 사실상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등 2개 계열사만 남게 돼 재계 60위 밖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그룹명부터 바꿔야 할 처지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대금도 당초 예상했던 4천억원대보다 적은 3천228억원에 불과해 내년 3월 말 만기가 돌아오는 산업은행 대출 1천300억원을 포함해 차입금 상환 등에서 여전히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향후 금호가 어떤 식으로 그룹 재건에 나설지에도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