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채널A 제공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채널A 제공
그야말로 세게 붙었다. 한때 진보진영 최고의 '스피커'라고도 불렸던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말이다.

'싸가지 없는 진보'의 대표주자였던 이 둘은 정의당이라는 같은 배를 타고 진보 집권 시대를 열어보겠다며 의기투합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는 '루비콘강'을 건너버린 상황이다.

최고의 호흡을 선보였던 진보진영 스피커들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형인 가운데 이 둘은 어떠한 인연을 맺어왔고 어떠한 이유로 날을 세우고 있는지 짚어봤다.
◆정의당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했던 노·유·진

'노·유·진의 정치카페', 팟캐스트 누적 다운로드 1억 회를 넘긴 진보진영의 기념비적인 콘텐츠다. 진보진영에서는 '나는 꼼수다' 이후 최고의 인기를 누렸던 팟캐스트였다.

2012년 통합진보당 사태를 겪은 뒤 분당을 한 정의당으로서는 고(故) 노회찬 전 의원, 유 이사장, 진 교수의 입담에 기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진보정의당으로 시작했던 정의당은 2013년 당명 개정을 거치는 과정에서도 지지율 2%를 겨우 넘기는 수준의 정당이었다. 지금의 정의당이 되기까지 노·유·진의 활약이 컸다는 것이 중론.

2014년 5월 27일 '진중권의 정치다방'으로 시작한 노·유·진의 정치카페는 노 전 의원의 국회 재입성과 함께 2016년 4월 18일 총 100회로 마무리를 했다.

현재와 같이 뉴미디어가 익숙하지 않았던 당시 노·유·진의 정치카페는 뉴미디어 시장에서 진보진영의 선구자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당 콘텐츠는 진보진영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2015년 '생각해봤어', 2016년 '노유진의 할 말은 합시다' 두 권의 책으로도 출간됐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됐던 정의당 공식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 공식 이미지 /사진=팟캐스트 플랫폼 팟빵 제공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됐던 정의당 공식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카페' 공식 이미지 /사진=팟캐스트 플랫폼 팟빵 제공
◆'조국 국면'으로 갈라진 유시민과 진중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국면을 거친 뒤 정권이 바뀌자 유 이사장은 어용 지식인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그리고 지난해 지방선거 뒤 정의당을 탈당 사실을 공개했다.

이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국면에서 유 이사장은 누구보다 조 전 장관 비호에 나섰다. 정의당 역시 조 전 장관 국면에서 모호한 태도를 보이며 당원 탈당이라는 비극을 맞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진 교수는 달랐다. 조 전 장관 사태를 진보진영의 모순으로 바라본 것.

결국 진 교수 역시 정의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현재는 보류가 돼 있는 상황이지만 정의당은 당을 이끌었던 노·유·진 모두가 당을 떠나게 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제는 인격적 모독까지…싸가지 없는 진보'둘'의 설전

첫 포문은 진 교수가 열었다. 진 교수는 지난 22일 "(지난 9월 유 이사장이 최성해 동양대 총장과 통화한 것과 관련) 취재가 아닌 회유"라고 주장했으며 지난 24일에는 "유 이사장이 긴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저격'했다.

유 이사장 역시 이러한 진 교수의 반응에 "진 교수의 장점은 논리적 추론 능력과 정확한 해석 능력이었다"면서 "진 교수 스스로 자신의 논리적 사고력이 10년 전과 비교해 얼마나 감퇴했는지 자가진단해봤으면 한다"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진 교수는 "유 작가, 비방하지 않겠다"면서 "저게 다 자신의 발언과 행동을 일치시키려는 유 작가의 일관된 삶 태도의 발로라 이해한다. 이분, 60 넘지 않았는가"라고 응수했다.

이는 유 이사장이 과거 한 강연에서 나이가 들면 사람이 달라진다는 취지로 말하며 60대가 되면 가능한 책임 있는 자리에 가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진 교수는 '친문실세'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조 전 장관 국면 배후에 유 이사장이 있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한 진 교수는 지난 26일 "우리 사회에 음모론을 생산해 판매하는 대기업이 둘 있다"면서 "하나는 유시민의 '알릴레오', 다른 하나는 김어준의 '뉴스 공장'"이라며 날을 세웠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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