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지방선거 예비후보 단계에서 후원회를 허용하지 않은 현행 정치자금법이 위헌이라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측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헌법재판소는 27일 이재명 지사가 지난해 6·1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예비후보였을 당시 제기한 정치자금법 제6조에 대한 위헌확인 소송에서 광역자치단체장선거 예비후보자에 관한 부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이번 판단으로 '해당 법 조항이 헌법에 합치한다'는 지난 2016년 헌재 결정이 뒤집혔다. 오는 2021년을 시한으로 관련법이 개정될 때까지 해당 법 조항을 적용키로 했다.

현행 정치자금법 제6조는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후보자가 후원회를 두고 선거비용을 모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광역·기초단체장, 기초·광역의회 의원 등 지방선거의 경우 예비후보 단계에서 후원회 설립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헌재는 광역자치단체장선거의 예비후보자의 후원회 설립 금지가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봤다. 헌재는 "선거비용제한액 및 실제 지출액, 후원회 모금한도 등을 고려하면 광역자치단체장선거의 경우 국회의원 선거보다 지출 선거비용 규모가 크고 후원회를 통해 선거자금을 마련할 필요성 역시 크다"고 판단했다.

이어 "군소정당이나 신생정당, 무소속 예비후보자의 경우 선거비용 보전이 어려운 현실을 고려할 때 후원회 제도를 활용해 선거자금을 마련할 필요성이 더욱 절실하다"며 "후원회 제도를 활용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은 다양한 신진 정치세력 진입을 막고 자유로운 경쟁을 통한 정치 발전을 가로막을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헌재는 자치구의회 의원 선거 예비후보자의 후원회 설립을 두고서는 "정치적 영향력을 부당하게 행사하는 통로로 악용될 수 있어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며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앞서 이 지사는 지난해 지방선거 예비후보 시절 "정치자금법 제6조는 헌법이 보장한 평등권과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 지방자치단체장만 후원을 금지토록 한 법 조항은 불합리하다"며 "후원회 제도가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양성화하자는 뜻의 제도인데 후원회 설립이 대가성 후원을 종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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