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TV 시장 트렌드는…"대형화·8K·LCD 진영의 진화"

美 컨슈머리포트 "내년 올레드 진영에 메이저 업체 합류"

"TV의 대형화, 8K·올레드(OLED) 진영의 확대, LCD의 올레드 닮아가기"
2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인 'CES 2020' 개막을 앞두고 내년 세계 TV 시장의 트렌드를 이같이 제시했다.

컨슈머리포트는 대형화와 가격 하락을 먼저 꼽았다.

현재 65인치 TV는 주요 제품군으로 자리 잡았으며 내년에는 75∼85인치 제품군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가인 초대형 제품들의 가격이 내년에는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수준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측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폴 개그넌 이사를 인용해 대형 TV의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며 55인치 이하 제품의 판매는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IHS마킷은 지난해 시장 점유율이 12%였던 65인치 제품은 내년에는 19%로 높아지고, 70인치 이상 초대형 제품의 점유율은 2배로 뛴 7%에 이를 것으로 봤다.

TV의 대형화는 LCD 업체들의 10.5세대 라인 가동 본격화에 따른 것으로 65∼75인치 TV용 패널의 가격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어 올해 1월에 열린 'CES 2019'에서 첫선을 보였던 8K TV들이 내년에는 정식으로 데뷔할 것이라고 컨슈머리포트는 내다봤다.

8K TV는 가로 화소 수 기준으로 8천개(실제 7천680개)인 제품으로 세로 4천320개를 곱하면 전체 화소 수는 3천300만개 이상이다.

이는 829만 화소인 4K의 4배 수준이다.

컨슈머리포트는 현재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소수 업체만 올해 8K 제품을 출시했지만, 내년에는 다른 브랜드의 8K 제품도 소비자들이 접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컨슈머리포트는 8K TV는 4K TV보다 선명하지만, 소비자들에게 구매를 추천하지는 않는다며 대중화도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일반인 다수는 TV를 거실에 둔다면 8K와 4K의 화질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고, 8K 전용 콘텐츠가 현재 전무하며 당분간 나오기도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컨슈머리포트는 방송사들은 주파수 대역폭 문제로 현재 4K 콘텐츠 제공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여전히 HD급(1080p)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IHS마킷의 개그넌 이사는 8K TV는 극히 소수의 고가 제품만 출시될 것이라며 내년 북미 시장에서 8만7천대 판매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8K의 성장세는 4K의 성장세보다 더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내년에는 올레드 TV 진영도 확대될 것으로 예측됐다.

컨슈머리포트는 메이저 TV 업체 가운데 최소한 1곳은 내년에 첫 올레드 TV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게에서는 미국 최대 TV 업체인 비지오를 비롯해 중국의 샤오니, 화웨이 등을 올레드 TV 출시 후보군으로 거론하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올레드 TV는 판매량 기준 점유율이 지난해 1.1%에 이어 올해도 1.4%에 그치지만, 내년부터는 성장세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 2.0%에 이어 2021년 2.9%, 2022년 4.0%, 2023년에는 5.1%로 예상됐다.

올레드 TV는 LCD TV보다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어 매출액 기준 점유율은 더욱더 가파를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올해 6.0%인 점유율이 2023년에는 14.4%까지 높아진다.

컨슈머리포트는 LG와 소니의 올레드 TV가 최근 수년간 자사의 평가에서 선두를 차지했으며 LCD 제품들도 매년 화질 개선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LCD TV 진영의 개선은 백라이트 기술에 초점이 맞춰졌다.

개별 화소가 스스로 빛을 내는 올레드 TV는 백라이트가 없어 완벽한 검은색을 표현할 수 있지만, LCD TV들은 LED를 백라이트로 쓰기 때문에 어두운색 표현에 단점이 있다.

컨슈머리포트는 내년에는 LCD 진영이 올레드와 격차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되는 '풀 어레이(Full-Array) 백라이트' 기술의 개선과 '미니 LED' 출시를 예측했다.

컨슈머리포트는 수만개의 개별 미니 LED를 백라이트로 쓰는 중국 TCL의 제품을 평가한 결과 우수했다며 내년에 다른 업체들도 이 기술을 선택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올레드와 동등한 수준을 구현할 수 있는 LED 기술인 '마이크로 LED'는 상용화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컨슈머리포트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마이크로 LED 기술은 백라이트가 필요하지 않아 화질이 개선되지만, 내년에 TV에 장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