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유머 1번지’라는 개그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 중에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이라는 코너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지금은 고인이 된 개그맨 김형곤 씨를 비롯해 엄용수, 양종철, 김학래 씨 등이 생각난다. 유행어도 많았다. “잘돼야 될 텐데” “잘될 턱이 있나” “딸랑딸랑” 등.

선물옵션 시장에서도 ‘회장님’과 같은 존재인 증권사의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프로그램 매매에서 비차익거래 동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증권사의 주식시장에 대한 생각을 어렴풋하게나마 짐작해 볼 수 있다.

프로그램 매매라는 것은 매수할 15~30개 종목을 바스켓으로 미리 구성해 놓고 증권사가 “주식 좀 사지”라는 지시를 내리면 매수하는 방식이다. 이때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로 구분된다.

차익거래는 선물시장의 급등락으로 인해 코스피200지수와 선물지수 간의 격차가 발생할 경우 그 차이를 수익화하기 위해 비싼 것을 매도하고, 싼 것을 매수하는 전략이다.

반면 비차익거래는 선물시장의 급등락에 관계없이 기관투자가나 외국인투자자가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신들이 사전에 만든 바스켓 종목을 매수하는 것을 말한다. 주식시장이 상승할 것이 확실하다면 그냥 주식을 사면 되기 때문에 선물과 관계없이 프로그램 매수가 가동된다. 이게 비차익거래다. 지금 당장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서 기간별 프로그램 매매 동향을 살펴보기 바란다. 회장님의 생각을 알아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