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전용 ‘레드 에디션’ 화장품.
롯데면세점 전용 ‘레드 에디션’ 화장품.
롯데면세점은 1980년 2월 처음 문을 열었다. 서울 소공동 롯데쇼핑센터(현 롯데백화점 본점) 일부를 매장으로 썼다. 개장할 때부터 큰 화제가 됐다. 기념품 가게 같았던 기존 면세점들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백화점처럼 브랜드별로 구역을 나누고,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했다. 면세점 이름도 롯데면세백화점이었다.

40년이 흐른 지금 롯데면세점은 글로벌 면세 시장에서 1위를 넘볼 정도로 성장했다. 작년 매출 기준으로 스위스 듀프리에 이어 글로벌 2위에 올랐다. 올해 연간 매출 추정액은 약 10조원. 개점 첫해 2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4500배 성장했다.

롯데면세점의 이 같은 성장을 뒷받침한 결정적 요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차별화된 마케팅이다.

롯데면세점 40주년 엠블럼을 디자인한 아티스트 스티븐 윌슨.
롯데면세점 40주년 엠블럼을 디자인한 아티스트 스티븐 윌슨.
롯데면세점은 ‘한류 마케팅’의 원조다. 2000년대 초반 배우 배용준을 모델로 썼을 때부터 한류 마케팅을 주도했다. 당시 ‘배용준 기념품숍’으로 이름이 알려지며 일본 관광객이 한국에 방문하면 꼭 들러야 하는 곳이 됐다. 한류 마케팅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 모델은 방탄소년단, 엑소, 트와이스 등이다. 한류 스타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연예인을 모델로 섭외한다.

롯데면세점은 ‘패밀리 콘서트’를 통해 한류 콘텐츠에 열광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한국으로 불러모으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2014년부터 지금까지 29회의 콘서트를 열었고, 이 기간 외국인 약 13만 명이 콘서트를 보기 위해 방한했다. 이로 인한 생산 유발 효과는 5600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는 2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회사 측은 추산한다.

롯데면세점은 내년 2월 설립 4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내놨다. 유명 작가, K뷰티 등과 협업하는 ‘아트 컬래버레이션’이다. 지난 22일 영국의 아티스트 스티븐 윌슨과 함께 선보인 협업이 그 시작이다. 윌슨은 에르메스, 칼 라거펠트, 나이키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 상품을 내놓은 바 있는 이 분야에선 잘 알려진 아티스트다. 윌슨의 작품은 롯데면세점 40주년을 상징하는 엠블럼 등으로 표현됐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10월부터 국내 화장품 기업과도 손잡고 상품을 내놓고 있다. 에이지투웨니스, 이니스프리 등의 브랜드 제품에 ‘레드 에디션’이란 이름으로 롯데면세점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롯데면세점은 내년 연중 내내 뷰티 브랜드뿐 아니라 럭셔리 패션, 주얼리 브랜드 등과도 협업할 계획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