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자산운용 사태’의 핵심에는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이 있다. 환매 중단된 사모펀드는 이 전 부사장이 총괄 운용했다. 금융당국과 검찰 조사의 타깃도 이 전 부사장을 향해 있다. 하지만 이 전 부사장이 지난달 돌연 잠적하면서 조사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전 부사장이 지난달 15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영장실질심사에 불출석하고 도주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여전히 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이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이 전 부사장에 대해 지명수배까지 내렸지만 그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사가 멈춰선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운용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원과 외부 회계법인의 실사를 통해 문제가 된 펀드들이 단순 자본시장법 위반 차원을 벗어나 ‘폰지 사기’에 가까운 것으로 판명나고 있다”며 “그럼에도 검찰이 사건 초기 안일한 대응으로 이 같은 범죄를 총괄 기획한 이 전 부사장을 허망하게 놓쳐버리면서 사태가 더욱 꼬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라임운용이 무역금융펀드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와프 계약을 체결했다고 알려진 싱가포르의 한 무역금융업체는 현지를 찾아간 국내 실사팀의 조사를 전면 거부한 채 “이 전 부사장과만 얘기할 수 있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