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회장 모친, 조현아 손 들어줄 듯…KCGI, 입김 더 세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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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매의 난'이 가족 분쟁으로 비화
한진 경영권 '비상등'
한진 경영권 '비상등'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에 비상이 걸렸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23일 조 회장에게 반기를 든 데 이어 조 회장이 25일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말다툼까지 벌인 사실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조 회장과 이 고문 간 다툼이 공개된 시기와 방법에 주목하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시기는 주주명부가 폐쇄(26일)된 뒤인 28일이었다. 공개된 사진들엔 이 고문의 상처 난 팔과 자택 내부도 있었다. 재계 관계자는 29일 “이 고문 측이 공개적으로 조 회장의 행위를 외부에 알린 것을 보면 조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모친은 큰딸로 선회한 듯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이후 부인 이 고문을 비롯해 자녀인 조 전 부사장, 조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은 법정 비율에 따라 주식을 상속받았다.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율은 △조 회장 6.52% △조 전 부사장 6.49% △조 전무 6.47% △이 고문 5.31% 등의 순이다.
이런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3일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가 선대 회장의 공동경영 유훈과는 다르게 한진그룹을 운영하고 있고, 가족 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동생인 조 회장의 한진그룹 경영에 반기를 든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입장문에서 조 회장에 대해 ‘한진칼 대표이사’라며 회장 호칭도 쓰지 않았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간 지분율 차이는 0.03%포인트다. 금액으로는 7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언제든지 장내 매수로 뒤바뀔 수 있는 차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과의 다툼 사실을 공개한 이 고문의 행보는 큰딸인 조 전 부사장에게 가까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다툼 자리엔 막내딸인 조 전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CGI의 영향력 커져
한진가(家) 안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면서 KCGI(강성부펀드)가 앞으로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KCGI는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17.29%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KCGI 지분율은 한진가를 모두 합친 것(24.79%)보다는 낮지만 한진가 중 어느 한 명하고만 손잡아도 상황은 역전된다. 조 전 부사장 측은 23일 “조 회장의 독단 경영을 막을 수 있다면 KCGI를 포함해 어떤 주주와도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KCGI와 경영권 분쟁 당시 10%의 주식을 취득하며 한진가의 백기사로 떠오른 델타항공과 지분 6.28%를 보유하고 있는 반도건설도 변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은 글로벌 주요 제휴사와의 파트너십 차원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우호지분이라고 해도 주체가 대한항공일 뿐 특정 개인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분석했다. 델타항공은 에어프랑스와 중국동방항공 등 스카이팀 항공사 주식도 각각 10%, 3.5% 보유 중이다. 반도건설은 고(故) 조 전 회장과 권홍사 회장의 친분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진가 모두 경영권 잃을 수도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27일 통과시켰다. 내년 3월 주주총회부터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판단한 회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4.11%, 대한항공 지분 10.63%(9월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경영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한진칼의 지분구조상 국민연금이 KCGI 등과 손잡고 한진가의 이사 해임을 요구하면 한진가 모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 조 회장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으며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 23일까지다.
김재후/이선아 기자 hu@hankyung.com
한진그룹 안팎에서는 조 회장과 이 고문 간 다툼이 공개된 시기와 방법에 주목하고 있다. 언론에 공개된 시기는 주주명부가 폐쇄(26일)된 뒤인 28일이었다. 공개된 사진들엔 이 고문의 상처 난 팔과 자택 내부도 있었다. 재계 관계자는 29일 “이 고문 측이 공개적으로 조 회장의 행위를 외부에 알린 것을 보면 조 전 부사장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모친은 큰딸로 선회한 듯
조양호 전 회장 별세 이후 부인 이 고문을 비롯해 자녀인 조 전 부사장, 조 회장,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은 법정 비율에 따라 주식을 상속받았다. 현재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율은 △조 회장 6.52% △조 전 부사장 6.49% △조 전무 6.47% △이 고문 5.31% 등의 순이다.
이런 가운데 조 전 부사장은 지난 23일 “조원태 한진칼 대표이사가 선대 회장의 공동경영 유훈과는 다르게 한진그룹을 운영하고 있고, 가족 간 협의에 무성의와 지연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동생인 조 회장의 한진그룹 경영에 반기를 든 것이다. 조 전 부사장은 입장문에서 조 회장에 대해 ‘한진칼 대표이사’라며 회장 호칭도 쓰지 않았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간 지분율 차이는 0.03%포인트다. 금액으로는 7억4000만원에 불과하다. 언제든지 장내 매수로 뒤바뀔 수 있는 차이다. 이런 상황에서 조 회장과의 다툼 사실을 공개한 이 고문의 행보는 큰딸인 조 전 부사장에게 가까워진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다툼 자리엔 막내딸인 조 전무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CGI의 영향력 커져
한진가(家) 안에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면서 KCGI(강성부펀드)가 앞으로 한진그룹의 경영권 향배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KCGI는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 17.29%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다.
KCGI 지분율은 한진가를 모두 합친 것(24.79%)보다는 낮지만 한진가 중 어느 한 명하고만 손잡아도 상황은 역전된다. 조 전 부사장 측은 23일 “조 회장의 독단 경영을 막을 수 있다면 KCGI를 포함해 어떤 주주와도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KCGI와 경영권 분쟁 당시 10%의 주식을 취득하며 한진가의 백기사로 떠오른 델타항공과 지분 6.28%를 보유하고 있는 반도건설도 변수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은 글로벌 주요 제휴사와의 파트너십 차원이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며 “우호지분이라고 해도 주체가 대한항공일 뿐 특정 개인이라고 보긴 힘들다”고 분석했다. 델타항공은 에어프랑스와 중국동방항공 등 스카이팀 항공사 주식도 각각 10%, 3.5% 보유 중이다. 반도건설은 고(故) 조 전 회장과 권홍사 회장의 친분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행보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진가 모두 경영권 잃을 수도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27일 통과시켰다. 내년 3월 주주총회부터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판단한 회사에 대해 적극적으로 경영에 개입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한진칼 지분 4.11%, 대한항공 지분 10.63%(9월 말 기준)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이 한진그룹 경영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경우 상황은 복잡해진다. 한진칼의 지분구조상 국민연금이 KCGI 등과 손잡고 한진가의 이사 해임을 요구하면 한진가 모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야 할 수도 있다. 조 회장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의 사내이사를 맡고 있으며 한진칼 사내이사 임기는 내년 3월 23일까지다.
김재후/이선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