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세종시 산업통상자원부 청사 4층 강당에서 열린 산업부 종무식. 흰 드레스와 검은 턱시도를 갖춰 입은 합창단원 30여 명이 무대에 올랐다. ‘뭉게구름’ ‘행복을 주는 사람’ 두 곡을 마치고 고개를 숙이자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이들은 세종시 유일의 공무원 합창단 ‘울림’ 단원들이다. 회장을 맡고 있는 이호준 산업부 정책기획관은 “올해는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어느 때보다 험난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내년에도 더욱 힘을 내서 국민들에게 아침 햇살 같은 희망을 주자는 다짐과 바람을 담았다”고 말했다.
2012년 창단한 울림은 산업부 동호회로 출발했지만 국무조정실, 교육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8개 부처 공무원 46명이 소속돼 활동 중이다. 최연장자와 최연소자 간 나이차가 28살에 달할 정도로 다양한 구성원들이 모여 있다.
울림 단원들은 매주 목요일 점심시간을 쪼개 산업부 동호회실에 모여 꾸준히 화음을 맞춰왔다. 창단 첫해와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공무원음악대전 금상을 수상했을 정도다.
세종청사 이전 초창기 구심점 역할을 하기도 했다. 창단 멤버로 7년째 활동 중인 이 국장은 “과거 상공자원부 시절 합창단이 있었는데 여러 분야 담당자들이 주기적으로 모여 소통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작업이 소중한 추억으로 남아있다”며 “이후 다시 합창단을 만들자는 얘기가 나와서 참여한 게 지금까지 이어졌다”고 했다. 산업부 차관을 지낸 이인호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 등도 울림 출신이다.
울림이라는 이름은 ‘여러 목소리가 모여 한 화음을 이뤄야 듣는 이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 바쁜 일상 속 업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모였지만 각기 다른 목소리를 조율해나가는 과정에서 부처 간, 부서 간 이해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이 국장은 “합창을 하다 보면 정책이나 행정과 닮았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며 “듣는 사람에게 울림을 주는 노래처럼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기 위해 내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