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황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수요처가 탄생해야 한다. 2017~2018년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견인한 것은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서버 업체들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하면서 서버용 D램을 엄청나게 사들였기 때문이다.
올해는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가 열리면서 수요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5G 이동통신 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고용량화가 빠르게 진행돼서다. 모바일 D램 수요는 2016년부터 3년여간 정체기에 들어갔다.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판매량이 둔화했기 때문이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세계 모바일 D램 수요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업체들이 5G 스마트폰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중국 업체들은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삼성전자와 점유율 경쟁을 벌이면서 앞다퉈 모바일 D램을 사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퀄컴의 최신 AP(스마트폰용 중앙처리장치) 스냅드래곤 865는 최대 12GB(기가바이트)의 D램을 지원하는 것으로 확인된다”며 “올해 모바일 D램은 전년 대비 20% 이상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마트폰 용량을 늘리기 위한 낸드플래시 탑재량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하락하던 낸드 가격이 반등세로 돌아선 배경이다. 국내 업체들은 ‘초격차’로 대응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 80억달러(약 9조5000억원)를 추가 투자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