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망 구축에 신규 인력 10만명 필요 예상…"단기 수급 절대 부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5세대(5G) 이동통신 경쟁에서 앞서가려 하지만 장비 설치 기사를 포함한 기술 인력 부족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미국이 5G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장비 설치를 위한 '타워 기사' 2만명이 추가로 필요하지만, 현재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라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中과 5G 경쟁에 '전봇대 기사' 부족이 걸림돌"
공화당 추천 몫의 연방통신위원회(FCC) 브렌던 카 위원은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현재 전국적으로 이러한 작업을 할 수 있는 인력이 2만7천명이지만 2배는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5G 이동통신은 현재보다 100배 정도 빠르며 이를 통해 자율주행차, 원격진료와 같은 신기술의 시대로 접어들어 세계 경제는 급속하게 재편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중국과 경쟁에 있어 타워 기사도 부족하지만, AT&T나 버라이즌(Verizon), T-모바일과 같은 통신 대기업을 대신해 인프라를 구축할 숙련된 기술자가 부족한 것도 현실이다.

역설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업적으로 내세우는 낮은 실업률이 5G 시대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광역 통신망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광섬유를 깔고, 전신주에 기지국을 설치하고, '스몰셀'(small cell)로 불리는 수십만개의 장비를 깔아야 하며 여기에 필요한 새로운 인력이 약 1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무선통신 업계에서는 2026년까지 5G 스몰셀을 80만개가량 설치해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수습 교육과 회사 내부 훈련, 기술 교육 프로그램 등이 진행 중이지만 단기 수급을 맞추기에는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국은 가용 자원을 적극적으로 동원해 광섬유 네트워크를 통한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 5G 기술을 배치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 규모의 대대적인 투자를 벌이고 있다고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11월 보고서를 인용해 폴리티코가 전했다.

미국은 중국의 이러한 5G 기술 확산을 막기 위해 국내와 유럽 시장에서 화웨이·ZTE와 같은 중국 통신기업의 부품 사용을 금지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화웨이의 저렴한 부품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미국의 5G망 구축 비용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통신업계에서는 중국 부품 사용의 규제와 인력 부족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차세대 통신망 구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를 바라는 실정이다.

다만 5G 기술 인력은 부족하지만, 정부가 관련 제도를 정비하면서 인프라 증설이 증가해 올해 말까지 20만개의 스몰셀이 설치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FCC의 카 위원은 "중국처럼 중앙 계획에 따라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수요 공급을 맞출 수 없다"며 "미국의 자유 시장, 기업 정책으로 중국과의 5G 경쟁에서 이길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