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증권사들이 기업공개(IPO) 담당 본부장을 잇따라 바꾸며 세대교체에 나서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IPO 담당 본부장을 1970년대생으로 교체했다. ‘IPO 최강자’를 둘러싼 치열한 경쟁에서 주요 증권사가 꺼내든 세대교체 카드가 주효할지 주목된다.

미래에셋·한투證 IPO 본부장 교체

30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IPO를 담당하는 IB1본부 신임 본부장에 1970년생인 최신호 상무를 임명했다. 최 신임 본부장은 삼성생명, 삼성SDS, 한화시스템, NS쇼핑, 락앤락 등 굵직한 상장 업무를 맡으며 IPO 분야에서 실력을 쌓아왔다.

한국투자증권은 IB1본부 산하 3개 부서 중 두 곳의 부서장도 교체했다. 기업금융1부 신임 부서장에 김해광 부장, 기업금융2부 신임 부서장에 방한철 부장을 임명했다. 이 중 방한철 부장은 미래에셋대우에서 영입된 인물이다. 한국투자증권에 10여 년 만에 등장한 ‘외부 출신 IPO 부서장’이다. 유명환 전 1부서장은 본부 업무를 아우르는 역할을 맡았다.

한국투자증권에 앞서 인사를 마무리 지은 미래에셋대우도 IPO 담당 임직원을 대거 교체했다. 성주완 상무가 IPO1팀장에서 IPO본부장으로 승진했다. 1972년생인 성 상무는 일반 IPO는 물론이고 ‘테슬라 요건 상장’(적자기업 상장특례) 1호인 카페24의 상장을 성사시키는 등 특례상장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쌓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성 본부장이 담당하는 IPO본부 산하 3개 부서 중 두 곳의 부서장(김형석 IPO1팀장, 김진태 IPO2팀장)도 새롭게 임명했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은 올초 IPO 본부장을 교체했다. NH투자증권은 김중곤 ECM본부장, KB증권은 심재송 ECM본부장이 IPO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신임 본부장의 치열한 경쟁 예고

대형 증권사들이 IPO 담당 본부장을 대거 교체한 것을 두고 수익원이 다각화되는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상장 수요 및 투자 기회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산업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젊은 피’의 약진이 두드러지게 됐다는 평가다.

최근 1년 새 대형 증권사의 IPO 본부장이 대거 교체되면서 내년 IPO 시장을 둘러싼 경쟁 강도가 유례없이 세질 것이라는 투자은행(IB)업계 예상이 나온다. 특히 인터넷은행 1호 상장을 계획 중인 카카오뱅크, 한화그룹 계열사인 한화종합화학,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 방탄소년단(BTS) 상장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IPO 대어들의 주관 업무를 따내기 위한 대형 증권사의 자존심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형 증권사들이 IPO본부에 50여 명의 인력을 두는 등 규모를 키워 실적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의욕 넘치는 신임 본부장이 유입되면서 내년 ‘빅딜’ 수임을 둘러싼 시장 경쟁 강도가 예사롭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고운/이우상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