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권 살 땐 더 차감해
'소비자에게 불리' 지적받아
개편 구상 중인 他항공사 촉각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현금과 마일리지를 함께 섞어 결제할 수 있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마일리지 제도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는 마일리지 적립률과 공제율을 변경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2021년 4월부터 대한항공 이용자는 장거리 노선 항공권을 사려면 기존보다 더 많은 마일리지를 내야 하고, 탑승 후 쌓이는 마일리지는 저가 항공권의 경우 70%(적립률)에서 25%로 크게 줄어드는 내용이 골자다. 예컨대 비성수기 인천~뉴욕 프레스티지석(비즈니스석) 편도의 경우 항공권 구입 때 필요한 마일리지는 현재 6만2500에서 9만으로 늘어난다. 반면 같은 구간을 이코노미석으로 이용했을 경우 쌓이는 마일리지는 4815에서 1719로 64.3% 줄어든다.
이 같은 보도가 나가자 소비자들은 대한항공을 상대로 공동 소송을 낼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박현식·김동우·하정림 변호사로 구성된 법무법인 태림 변호인단은 지난 26일 “대한항공 마일리지 개편안은 대부분 소비자에게 불리한 내용”이라며 “공정위에 불공정 약관 심사를 청구하고 소송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소송엔 290여 명이 동참 의사를 밝혔으며 시간이 갈수록 동참자는 더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파장이 갈수록 커지자 공정위도 대한항공에 재검토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 개편안이 소비자에게 상당히 불리한 것으로 공정위가 판단하고 대한항공에 의견을 낸 것”이라며 “업계 1위인 대한항공이 마일리지 개편안을 재검토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등 다른 항공사의 마일리지 제도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후/이태훈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