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청문보고서 채택없이 산회…文대통령 '재송부' 요청할듯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30일 종료됐지만 추 후보자의 적격성을 놓고 여야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에 난항이 예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후 9시까지 인사청문회를 열고 추 후보자의 도덕성과 자질 등을 검증했다.

하지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는 채택하지 못한 채 산회했다.

與 "秋, 소신·능력 적격"…한국당 "부적격, 보고서 채택 불가"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제기된 의혹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이 청문회에서 확인이 됐고, 법무 행정이나 검찰개혁에서 확실한 소신과 능력이 있기 때문에 적격으로 판단한다"며 "국회 상황만 정상적이었으면 보고서도 채택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한국당이 끝까지 강경하게 대응한다면 결국 보고서 채택은 못 하게 될 것"이라며 "일단 청와대의 청문보고서 송부 요청을 받아본 뒤 한국당과 접촉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은 "추 후보자의 도덕성이 완결했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이 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서는 깨끗하게 살았고 법무부 장관으로의 자질에도 유감이 없다고 본다"며 "특히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 의지에 충분한 믿음이 가서 적격 의견을 내겠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통화에서 "오늘 청문회에서 자료 제출도 안 하고 증인 한 명도 없었는데 후보자는 '신상털기' 한다고 오히려 야당을 비난했다"며 추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부적격함은 물론 보고서 채택에도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추 후보자 아들 탈영 사건을 무마한 의혹과 형부의 전국버스공제조합 인사청탁 사건은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당 지도부가 판단해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1일 추 후보자 인사청문 요청안을 제출한 만큼 국회는 이날까지 청문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

인사청문 요청안 제출 뒤 20일 이내에 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는 인사청문회법 규정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법사위는 이날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한 것은 물론,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추후 전제회의 일정도 잡지 못했다.

따라서 문 대통령은 오는 31일부터 열흘 이내 범위에서 기간을 정해 국회에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국회가 여기에도 응하지 않으면 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없이 추 후보자를 장관에 임명할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