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에서 중국 측 대표를 맡고 있는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번주 중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30일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류 부총리가 다음달 4일 중국 대표단과 함께 미국행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미국 정부의 초청을 받아들였다”며 “중국 대표단은 다음주 중반까지 미국에 머물고, 방문 중 1단계 협정문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그간 1단계 협정문 서명 일정을 밝힌 적이 없다. 미국 측 대표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지난 13일 미·중 간 1단계 무역합의 결과를 발표하며 1월 첫째주 중 서명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지만, 당시 중국 당국은 서명 일정도 추가 협의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24일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과 만나 “나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만나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할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중국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SCMP는 “향후 수주 내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회동할 징후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앞서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중이 내년 1월 초 1단계 합의문에 서명하면 약 30일 후 합의문이 발효된다고 설명했다. 미·중은 모두 합의문을 공개하지 않은 상태여서 서명 이후에나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알려질 전망이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액, 관세 추가 철회와 원상복구 여부, 2단계 협상 시점 등은 현재 모두 비공개 상태다.

SCMP는 “중국 당국은 세부사항에 관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며 “중국 관영언론도 합의가 원칙적으로 이뤄졌으나 구체적인 합의문 내용은 번역과 교정, 법적 확인을 거쳐야 한다고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