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연구관 시절 강제징용 사건 판결 지연 의혹 언론에 공개
이수진 "제안 받았으나 신중히 고민 중"…발표 순번 연기 가능성도
與, 총선 영입 '양승태 사법농단 폭로' 이수진 판사 검토
더불어민주당이 '양승태 사법부 사법농단' 관련 의혹을 폭로했던 이수진(50) 수원지법 부장판사를 내년 총선을 위한 영입인재로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사법농단 사태 당시 여성 판사로서 가장 앞장서서 개혁을 요구했던 이 판사를 영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여성 판사가 영입 인재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법연수원 31기인 이 판사는 인천지법·서울고법·서울중앙지법 판사를 거쳐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역임했다.

이후 대전지법·대전가정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뒤 현재 수원지법 부장판사 및 사법정책연구원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 판사는 2016∼2017년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대법원 민사심층연구조에서 연구관으로 일할 당시 강제징용 사건 판결이 지연된 의혹이 있다고 언론에 폭로한 바 있다.

그는 또 국제인권법연구회 내 '인권과 사법제도 소모임'(인사모)에서 법원행정처 등 제도 개선을 위해 활동하다가 석연찮은 인사 발령으로 대법원을 나오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사법농단 과정에서 '양심'과 '소신'으로 저항의 목소리를 낸 이 판사가 민주당이 내년 총선에서 지향하는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인물 중 하나라고 보고 영입을 유력 검토하고 있다.

이 판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에서 영입 제안을 오래전부터 받았다"면서도 "아직 확정한 것은 아니고 굉장히 신중하게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법원에서도 사법개혁을 이뤄야 한다는 미련이 많이 남았고 현재 정책연구원에서도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데, 국회에서 '스톱'이 된 사법개혁도 중요하다고 본다"며 "19년 법관 생활을 했기에 (정치권에) 간다는 것이 버겁고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조만간 어떻게든 결단은 내리겠지만 지금 (결론을)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앞서 영입 인재 1호로는 40대 여성 척수장애인인 최혜영 강동대 교수를, 2호로는 시각장애인 어머니와의 사연으로 전 국민에게 감동을 줬던 20대 남성 원종건 씨를 각각 발표했다.

영입 인재 3호 발표는 다음 달 2일께 이뤄질 전망이다.

이 판사의 경우 '영입 순번'이 다소 미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법원 정기인사가 2월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이 판사가 남은 재판업무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