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XO연구소 국민연금 지분 5% 이상 보유 국내 상장사 분석
국민연금 주식가치 1조원 넘는 기업 25곳…2대 주주인 곳이 많아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가치가 2016년 19조원에서 올해 35조원으로 3년 사이 80% 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기업분석 전문업체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는 총 298곳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금융감독원 자료를 참고해서 이뤄졌다.

주식평가액은 국민연금 보유 주식 수에 27일 보통주 종가를 곱해서 산정됐다.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의 주식 평가액은 총 118조8천382억원에 달한다.

이중 29.8%를 삼성전자 지분이 차지했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 35조원…3년새 83% 증가
2016년 7월 말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가치는 19조3천541억원이었다.

현재는 35조3천734억원으로, 만 3년이 채 안되는 사이에 16조원이나 주식 평가액이 높아진 것이다.

비율로 보면 80.8% 상승했다.

국민연금이 5% 이상을 보유한 상장사 중 주식 가치액 2위는 SK하이닉스였다.

2016년 1조9천557억원에서 올해 말 6조9천934억원으로 뛰었다.

이어 네이버(3조3천576억원), 현대모비스(2조7천634억원), 현대차(2조5천879억원), 포스코(2조4천380억원), LG화학(2조1천504억 원), SK텔레콤(2조1천049억 원) 순으로 국민연금의 지분 가치가 높았다.

이들 기업을 포함해 올해 조사에서 국민연금 주식가치가 1조 원 넘는 곳은 모두 25곳으로 조사됐다.

2016년과 견줘 7곳 더 많아졌다.

298곳 중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인 곳은 포스코, 네이버, KT&G, 주요 금융지주사 등 모두 9곳이었다.

국민연금이 2대 주주인 곳이 전체의 78.9%(235곳)에 달했다.

삼성전자도 국민연금이 2대 주주다.

단일 주주만 놓고 보면 국민연금의 지분이 가장 많지만,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최대 주주 지분은 이건희 회장 다음으로 높은 것이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가치 35조원…3년새 83% 증가
국민연금이 2대 주주 이상인 상장사 중 최대 주주와의 지분율 격차가 15% 미만인 기업은 36곳에 불과했다.

호텔신라의 경우 최대주주와 국민연금의 지분율 격차가 4.4%에 불과했다.

삼성SDI(지분율 격차 8.7%), 삼성화재(9.7%), 삼성엔지니어링(10.6%), 삼성전자(10.7%), 삼성중공업(12.9%) 등도 최대 주주와 지분율 격차가 크지 않았다.

오일선 소장은 "이들 기업은 국민연금의 입김을 쉽게 무시할 수 없지만, 지분율 격차가 작다고 모두 위험해지는 것은 아니다"며 "상장사 최대주주 지분율이 30% 미만인 곳은 오히려 경영권과 관련해 외부 공격을 받을 때 국민연금이 보호막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율이 올 연말 기준 20%대 초반에 그치지만, 지분율이 10% 넘는 국민연금이 외국 투기자본 세력으로부터 삼성전자를 방어해주는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오 소장은 "삼성전자처럼 주식 가치가 1조원이 넘는 슈퍼 기업들은 가치가 크게 오르더라도 국민연금이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지분을 처분하고 빠져 나가기는 쉽지 않다"며 "그러나 국민연금 역시 투자자로서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에 지분 가치와 배당을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을 거세게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