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박민식 4번째 대결…조경태·이상호 대결 성사도 주목
보수 균열 속 후보군 난립…단일화 여부 선거구도 영향 클 듯
[2020 총선:부산] "바람아, 한 번 더" vs "보수 텃밭 탈환"
부산은 21대 총선의 전체 선거 판도에 영향을 미칠 핵심지역 중 한 곳으로, 여야가 공히 최대 승부처로 인식하는 곳이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전체 18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6석을 차지, 좀처럼 무너질 것 같지 않던 '보수 텃밭'에 균열이 생기더니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는 '문심'(文心·문재인 대통령의 마음)을 바탕으로 한 민주당 바람이 압승을 일궈냈다.

민주당이 이런 여세를 몰아 내년 총선까지 다시 한번 승리할지, 아니면 자유한국당이 정권심판론을 내세워 반격에 성공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지역 정가에서는 보수 성향 후보들이 대거 출마를 준비하는 만큼 보수 후보 단일화 여부가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 안갯속 서부산 전선…북강서갑 등 주목
[2020 총선:부산] "바람아, 한 번 더" vs "보수 텃밭 탈환"
낙동강 전선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곳은 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한국당 박민식 전 의원이 4번째 대결을 펼치는 북강서갑이다.

2016년 총선에서는 전 의원이 승리했지만, 그 이전 2차례 선거에선 박 전 의원이 이겼다.

전 의원은 "현역 의원으로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4년 전 초심으로 돌아가 바닥부터 다시 발로 뛰겠다"며 필승 의지를 보였다.

박 전 의원 역시 "이번 선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운동화와 점퍼 차림으로 골몰길을 다니고 있다"며 결의를 다졌다.

한국당 김도읍 의원(재선) 지역구인 북강서을의 경우 민주당에서 유정동 변호사와 이인수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정진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혁신본부장 등이 공천 경쟁을 하고 있다.

반대로 민주당 최인호 의원이 있는 사하갑에서는 김소정 변호사, 김척수 전 시의원, 김장실 전 국회의원, 최민호 사하구국민체육센터 상임감사 등 4명이 한국당 후보 간판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2020 총선:부산] "바람아, 한 번 더" vs "보수 텃밭 탈환"
사하을은 4선인 한국당 조경태 의원과 노사모 출신 전략가인 민주당 이상호 전 지역위원장 간의 대결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사상구는 민주당 배재정 전 의원과 재선인 한국당 장제원 의원 간의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 요동치는 동부산…보수 후보 난립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동부산은 기초단체장 당선자가 민주당 2명(해운대구, 남구), 한국당 1명(수영구), 무소속 1명(기장군)으로 갈릴 정도로 민심이 요동쳤다.

그야말로 '낙동강 전선의 혼전'이 그대로 옮겨온 모양새였다.

내년 총선도 여야 간의 대격돌이 예상된다.

하태경 의원이 새로운 보수당(새보수당)으로 간판을 바꿔 출마하는 해운대갑에는 한국당 당협위원장인 조전혁 전 국회의원, 황교안 대표와 가까운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이 각각 표밭을 다지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유영민 전 과기부 장관이 공천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가 나온다.

[2020 총선:부산] "바람아, 한 번 더" vs "보수 텃밭 탈환"
해운대을은 민주당 윤준호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는 가운데 한국당 김대식 동서대 교수가 리턴매치를 위해 바닥을 훑고 있다.

방직공장 여공 출신으로 사법고시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김미애 한국당 당협위원장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이해성 부산시당 위원장이 출마한다.

수영구에서는 한국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3선의 유재중 의원에 맞서 3선 단체장 경력을 지닌 박현욱 전 수영구청장, 한선심 전일의료재단 이사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민주당 후보 자리를 두고는 강윤경 변호사와 김성발 부산시당 사회적경제위원장 간의 경쟁이 주목된다.

바른미래당 대변인과 혁신위원을 지낸 권성주 씨가 새보수당으로 출전하면 이 지역은 3자 경쟁 구도로 재편된다.

남구갑에서는 한국당 4선인 김정훈 의원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그의 불출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김성원 두산중공업 부사장, 박수영 전 경기도 행정1부지사, 진남일 전 부산시의원, 하준양 리더스 손해사정 대표 등이 경선전에 뛰어들었다.

인구 감소로 지역구 통합이 거론되는 남구을에서는 민주당 박재호 의원에 맞서 한국당 지역위원장인 김현성 변호사, 서일경 성형외과 원장, 오은택 전 시의원이 공천 경쟁을 하고 있다.

◇ 원도심 '보수 텃밭'은 옛말
6선인 한국당 김무성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중·영도 지역구도 주요 격전지로 부상했다.

민주당에선 김비오 전 지역위원장, 김용원 변호사, 박영미 전 부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등이 서로 자신이 경쟁력에서 앞선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당에서는 검사 출신 곽규택 당협위원장과 김무성 정책특보를 지낸 강성운 씨가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미래를 향한 전진당 4.0'(전진당) 창당을 주도하는 이언주 의원이 중·영도에 출마할지도 초미의 관심사이다.

[2020 총선:부산] "바람아, 한 번 더" vs "보수 텃밭 탈환"
한국당 이헌승 의원이 있는 부산진을도 난형난제의 형국이다.

민주당에선 류영진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장과 김승주 전 부산진구 약사회장이 경쟁하고 있다.

이곳에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성권 새보수당 부산시당 위원장과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종혁 전진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이 의원에 맞서 '보수 표심' 경쟁을 벌일지도 관심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보수 후보 간에 단일화가 안 되면 민주당이 유리한 선거 구도로, 단일화가 되면 그 반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며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에서 여야 모두 경선 과정과 새로운 인물 투입으로 인한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