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7시간 보고서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 결심"…자력돌파 의지
이례적인 나흘간 전원회의…국가건설·경제발전·무력건설 논의
'새로운 길' 언급 여전히 없어…구체적 내용은 신년사에 담을 듯


북한이 지난 3일 동안 노동당 전원회의를 열어 자주권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공세적인' 정치·외교·군사적 조치들을 논의했다.

아직 북한의 '새로운 길'을 가늠할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간고하고 장구한 투쟁'을 예고해 미국의 압박에 쉽게 응하지 않고 장기전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北김정은 '공세적 정치외교·군사조치' 보고…오늘도 전원회의
조선중앙통신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3일 회의가 12월 30일에 계속되었다"고 31일 밝혔다.

이 통신은 지난 28일 시작된 전원회의가 "계속된다"고 전해 2019년의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통신은 김 위원장이 "7시간이라는 오랜 시간에 걸쳐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사업정형과 국가건설, 경제발전, 무력건설과 관련한 종합적인 보고를 하셨다"고 소개했다.

대외 부문과 관련해서는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정치외교 및 군사적 대응조치들을 준비할 데 대하여"를 보고했다.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은 2일차 회의에서도 언급됐지만, '대응조치'와 '준비'라는 표현이 담겨 구체적인 조치에 대한 지시가 이뤄졌을지 주목된다.

북미관계 악화를 상정해 군사적 대비까지 하고 있지만, 먼저 공세적인 행동을 하기보다는 미국의 움직임 등 정세를 지켜보며 적정 수준에서 대응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北김정은 '공세적 정치외교·군사조치' 보고…오늘도 전원회의
김 위원장은 이밖에 경제사업체계와 질서 정돈, 인민경제 주요공업부문들의 과업, 농업생산 확대, 과학·교육·보건사업 개선, 증산절약과 질 제고 운동, 생태환경 보호와 자연재해방지대책, 반사회주의·비사회주의와 투쟁 강화, 근로단체사업 강화, 전사회적 도덕기강 수립, 당과 당의 영도력 강화, 간부의 역할 제고 등 "당과 국가사업전반에서 나서는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제기하고 그 해결방향과 방도들"을 제시했다.

그러면서 "혁명의 최후승리를 위하여, 위대한 우리 인민을 잘살게 하기 위하여 우리 당은 또다시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을 결심하였다"고 말했다.

난관이 많고 매우 긴 투쟁을 결심했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이 앞으로 쉽지 않은 길이더라도 국제사회와 대화보다는 자력과 자기 뜻대로 대내외 어려움을 타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미국에 밀리지 않고 주체적 기치로 어려운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라고 했고,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북한의 노선이 올해보다는 강경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통신은 "역사적인 보고는 주체적 힘, 내적 동력을 백방으로 강화함으로써 우리의 전진을 방해하는 온갖 도전과 난관들을 제거해버리고 혁명적 진군의 보폭을 더 크게 내 짚으며 자력부강, 자력번영의 대업을 앞당겨 실현해나갈 수 있게 하는 전투적 기치로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원회의는 해당 의정(의제)의 결정서 초안과 다음 의정으로 토의하게 될 중요문건에 대한 연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은 전원회의 마지막 날 회의 안건과 논의 결과를 담은 결정서를 채택해온 만큼 전원회의를 끝내고 결정서를 공개할 가능성이 있다.
北김정은 '공세적 정치외교·군사조치' 보고…오늘도 전원회의
결정서에는 1일차 회의에서 의제로 상정한 "당과 국가의 당면한 투쟁방향과 우리 혁명의 새로운 승리를 마련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적 문제들"의 처리 방향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비핵화 협상을 비롯한 북한의 대미, 대남 전략이 포함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 1월 1일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그러나 '다음 의정'을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전원회의가 새해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