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기업 손잡고 '인재확보' 키워드 넣자…'말뫼의 눈물→말뫼의 기적' 탈바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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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상생발전의 길을 묻다]
"지역·기업 상생발전 실마리는 핵심인력 공급"
서울산업진흥원-한경닷컴 공동기획
"지역·기업 상생발전 실마리는 핵심인력 공급"
서울산업진흥원-한경닷컴 공동기획
조선업으로 번창한 스웨덴 말뫼의 상징이었던 대형 크레인이 2002년 현대중공업에 팔렸다. 떠나는 크레인을 지켜보며 시민들은 목 놓아 울었다. 스웨덴 국영방송은 이 모습에 장송곡을 입혀 내보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말뫼의 눈물’이다.
한때 지역 고용의 4분의 1을 책임지던 조선업이 무너지자 1990년대 초 말뫼의 청년 실업률은 22%까지 치솟았다. 절망적이던 그때 반전이 일어났다. 폐쇄된 옛 조선소 부지에 대학을 세운 게 계기가 됐다. 말뫼를 조선업 대신 IT(정보기술)와 디자인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말뫼시 비전은 신설 말뫼대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말뫼대와 연계한 스타트업 육성허브 ‘미디어 에볼루션시티’도 조성했다. 말뫼대 학생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도보 10분 거리의 이곳에서 언제든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뫼의 스타트업은 일자리 6만여개를 창출했다.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 본사가 말뫼에 있을 정도로 유력 기업들이 몰려들었다. ‘말뫼의 눈물’은 ‘말뫼의 기적’으로 탈바꿈했다.
◆ 지자체·기업뿐 아니라 대학 등 다양한 파트너 참여
지역·기업 상생발전의 중요한 ‘실마리’다. 지자체와 기업 간 파트너십에다 대학까지 동참했다. 지역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학이 인재를 길러내면 기업이 성과를 내는 유기적 협업 시스템으로 기적을 일궜다.
실제로 국내 지자체들은 기업 유치에 목매달지만 기업은 난색을 표하는 게 다반사다. 기업들 역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제공에 앞서 실적부터 요구하는 모양새에 불만이 적지 않다. 상생발전 구호를 넘어 지자체와 기업을 비롯해 대학 등 유관기관들이 참여, 삼각 구도의 ‘꼭짓점’을 만드는 방식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우수인력 양성 및 공급이 골자다.
최창원 배재대 산학협력단장은 “실질이 중요하다. 독일은 전문대에도 유명 기업들이 들어와 인력양성 위주 산학협력을 한다”며 “독일형 산학협력은 대학과 기업의 1:1 매칭이 아니다. 심지어 같은 자동차회사 BMW와 벤츠가 한 대학에서 교육하고 채용하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기업들로선 핵심인재 확보가 특히 중요해졌다. 올 3월 SK하이닉스가 부지 10년간 무상임대, 직원 사택 공급 등 파격 조건을 제시한 경북 구미보다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반도체 제조·설계 고급 인력이 필요한 SK하이닉스는 수도권 규제를 감수하면서 용인을 택한 이유로 “국내외 우수인재가 선호하는 수도권에 위치했다”고 강조했다.
지역이 기업을 유치해 상생발전하려면 핵심인력 공급이 관건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처럼 지역과 기업, 기업과 대학, 또는 지역과 대학 간의 1:1 협력만으로는 부족한 지점을 컨소시엄 형태로 극복할 수 있단 설명이 뒤따랐다.
◆ 지역정체성·라이프스타일부터 바꾸는 '풀뿌리 상생' 지자체가 인력 확보뿐 아니라 지역 정체성을 정립하는 등 긴 호흡으로 ‘풀뿌리 상생’의 토대를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작은 도시 큰 기업》의 저자 모종린 연세대 교수는 스타벅스가 탄생한 시애틀을 좋은 사례로 꼽았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카페인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도시다.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과 시애틀 특유의 혁신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스타벅스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코스트코 같은 글로벌 기업도 시애틀에서 태동했다.
모 교수는 “작은 도시 속 큰 기업들은 지역 라이프 스타일을 활용한 기업 문화와 제품으로 성공했다. 포틀랜드의 아웃도어 문화가 나이키 운동화를, 오스틴의 히피 문화가 홀푸드마켓의 자연식품을 만들었다”면서 “우리나라의 작은 도시도 이제 그들만의 라이프 스타일, 문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인재와 자본 유치, 도시 인프라 구축은 그 다음 문제”라고 힘줘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한때 지역 고용의 4분의 1을 책임지던 조선업이 무너지자 1990년대 초 말뫼의 청년 실업률은 22%까지 치솟았다. 절망적이던 그때 반전이 일어났다. 폐쇄된 옛 조선소 부지에 대학을 세운 게 계기가 됐다. 말뫼를 조선업 대신 IT(정보기술)와 디자인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말뫼시 비전은 신설 말뫼대에 고스란히 투영됐다.
말뫼대와 연계한 스타트업 육성허브 ‘미디어 에볼루션시티’도 조성했다. 말뫼대 학생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도보 10분 거리의 이곳에서 언제든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뫼의 스타트업은 일자리 6만여개를 창출했다.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 본사가 말뫼에 있을 정도로 유력 기업들이 몰려들었다. ‘말뫼의 눈물’은 ‘말뫼의 기적’으로 탈바꿈했다.
◆ 지자체·기업뿐 아니라 대학 등 다양한 파트너 참여
지역·기업 상생발전의 중요한 ‘실마리’다. 지자체와 기업 간 파트너십에다 대학까지 동참했다. 지역이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학이 인재를 길러내면 기업이 성과를 내는 유기적 협업 시스템으로 기적을 일궜다.
실제로 국내 지자체들은 기업 유치에 목매달지만 기업은 난색을 표하는 게 다반사다. 기업들 역시 기업하기 좋은 환경 제공에 앞서 실적부터 요구하는 모양새에 불만이 적지 않다. 상생발전 구호를 넘어 지자체와 기업을 비롯해 대학 등 유관기관들이 참여, 삼각 구도의 ‘꼭짓점’을 만드는 방식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우수인력 양성 및 공급이 골자다.
최창원 배재대 산학협력단장은 “실질이 중요하다. 독일은 전문대에도 유명 기업들이 들어와 인력양성 위주 산학협력을 한다”며 “독일형 산학협력은 대학과 기업의 1:1 매칭이 아니다. 심지어 같은 자동차회사 BMW와 벤츠가 한 대학에서 교육하고 채용하는 시스템”이라고 했다.
기업들로선 핵심인재 확보가 특히 중요해졌다. 올 3월 SK하이닉스가 부지 10년간 무상임대, 직원 사택 공급 등 파격 조건을 제시한 경북 구미보다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반도체 제조·설계 고급 인력이 필요한 SK하이닉스는 수도권 규제를 감수하면서 용인을 택한 이유로 “국내외 우수인재가 선호하는 수도권에 위치했다”고 강조했다.
지역이 기업을 유치해 상생발전하려면 핵심인력 공급이 관건으로 부상한 것이다. 이처럼 지역과 기업, 기업과 대학, 또는 지역과 대학 간의 1:1 협력만으로는 부족한 지점을 컨소시엄 형태로 극복할 수 있단 설명이 뒤따랐다.
◆ 지역정체성·라이프스타일부터 바꾸는 '풀뿌리 상생' 지자체가 인력 확보뿐 아니라 지역 정체성을 정립하는 등 긴 호흡으로 ‘풀뿌리 상생’의 토대를 다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작은 도시 큰 기업》의 저자 모종린 연세대 교수는 스타벅스가 탄생한 시애틀을 좋은 사례로 꼽았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카페인을 가장 많이 소비하는 도시다.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라이프 스타일과 시애틀 특유의 혁신 문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스타벅스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코스트코 같은 글로벌 기업도 시애틀에서 태동했다.
모 교수는 “작은 도시 속 큰 기업들은 지역 라이프 스타일을 활용한 기업 문화와 제품으로 성공했다. 포틀랜드의 아웃도어 문화가 나이키 운동화를, 오스틴의 히피 문화가 홀푸드마켓의 자연식품을 만들었다”면서 “우리나라의 작은 도시도 이제 그들만의 라이프 스타일, 문화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인재와 자본 유치, 도시 인프라 구축은 그 다음 문제”라고 힘줘 말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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