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오 무빙트립 대표 "휠체어 타도 패러글라이딩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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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희망을 쏘는 사람들 (1) 사지마비 딛고 '장애인전문 여행사' 창업
"장애는 넘어야 할 하나의 언덕일 뿐…"
여행하며 떠오른 아이디어로
'장애인 체험형 여행사업' 시작
"장애는 넘어야 할 하나의 언덕일 뿐…"
여행하며 떠오른 아이디어로
'장애인 체험형 여행사업' 시작
2020년 경자년 새해가 밝았다. 모두가 가슴에 새로운 꿈을 품는 시기다. 한국경제신문은 새해 벽두부터 남다른 도전의식으로 역경을 극복하고 꿈을 실현해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다른 이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줄 희망전도사들이다. 첫 번째 희망전도사는 사지마비 장애를 극복하고, 장애인 전문 여행사를 창업한 신현오 무빙트립 대표다.
“몸은 불편해도 도전하는 데 한계는 없습니다. 인생은 한 번뿐인데 해보고 싶은 일을 해야죠. 장애는 인생 여정에서 넘어야 할 여러 가지 불편함 가운데 하나의 언덕일 뿐입니다.”
신현오 무빙트립 대표(28)의 표정은 무척 밝아 보였다. 온몸이 점차 마비되는 희귀병 샤르코마리투스병을 앓고 있지만 1년 전 창업한 장애인 전문 여행사 무빙트립의 올 한 해 사업 확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연말에 사업계획을 짜느라 무척이나 바빴다는 그의 표정에선 자신감이 넘쳤다. 신 대표는 지난해 교육부가 선정한 ‘2019 대한민국 인재상’도 받았다. 장애인을 위한 체험형 여행 사업에 나선 지난 1년간 그가 직접 휠체어를 타고 체험하면서 만든 장애인 액티비티 여행 상품만 10여 가지에 달한다.
“휠체어 여행 도전이 창업 계기”
무빙트립은 장애인에게 특화된 전문 여행사다. 일반적인 여행 상품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쉽게 도전하기 힘든 스포츠, 레저 활동 등 ‘액티비티’에 집중했다. 바다낚시, 하이킹, 동력패러글라이딩, 스킨스쿠버 등을 장애인들도 똑같이 경험할 수 있도록 여행 상품을 설계했다.
무빙트립을 창업한 계기는 신 대표가 앓는 샤르코마리투스병에서 비롯됐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증상이 악화돼 걷기조차 힘들어졌다. 청소년기 학급 반장을 도맡았고, 여행 등을 좋아하던 신 대표에게 무거운 휠체어는 큰 좌절감으로 다가왔다. 집과 학교만 오가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던 그의 삶이 바뀐 것은 생활운동을 하려고 소개받은 국두홍 목포해양대 교수를 만나면서부터다. 대뜸 자취방으로 찾아온 국 교수는 “저녁거리 장을 봐오라”며 그를 집 밖에 두고 대문을 잠갔다. 휠체어를 타고 비좁은 길과 높은 보도 턱을 맞닥뜨리면서도 무사히 첫 장보기를 마쳤다. 신 대표는 “휠체어를 타기 시작했을 땐 장보기가 불가능할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약간의 불편만 따를 뿐이었다”고 했다.
신 대표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휠체어 여행’에 도전했다. 외식이나 산책을 하는 것은 물론 친구 둘과 일본,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여행도 다녔다. 그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장애인을 위한 체험형 여행 사업’이었다. 그는 “외국에는 장애인을 위한 체험형 여행 상품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게 창업의 동기가 됐다”며 “국내에서도 장애인을 위한 체험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분명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 출발이 그리 순조롭지는 않았다. 사업을 만류하던 부모님을 겨우 설득해 장학금과 공모전 상금으로 마련한 3000만원을 가지고 광주시 장애인종합지원센터 사무실에서 2018년 1인 기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행 관련 업체들로부터 퇴짜 맞는 일이 다반사였다. 마비가 온 손 때문에 야근은 거의 일상이었다. 신 대표는 “지금은 장애인 가족과 단체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고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한류관광 상품으로 해외시장 개척”
무빙트립에서 판매하는 관광 상품은 신 대표가 직접 안전성을 시험한 뒤 설계한다. 바지선을 이용한 바다낚시와 스쿠버다이빙, 동력패러글라이딩, 글램핑 상품 모두 신 대표가 직접 체험한 액티비티 상품이다. 신 대표는 상품들을 직접 체험하면서 각종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휠체어로 이동하기 힘든 길, 화장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경험을 최대한 반영해 여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 대표는 “서류상으론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실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도 많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의 올해 목표는 한류관광을 오는 해외 장애인 여행자를 겨냥한 상품으로 해외시장까지 개척하는 것이다. 그는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다른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경영실적으로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고 했다. 신 대표는 “저 같은 지체장애인도 도전할 수 있는 영역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며 “올해는 ‘젊음’을 자산으로 청년들이 자신의 꿈에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몸은 불편해도 도전하는 데 한계는 없습니다. 인생은 한 번뿐인데 해보고 싶은 일을 해야죠. 장애는 인생 여정에서 넘어야 할 여러 가지 불편함 가운데 하나의 언덕일 뿐입니다.”
신현오 무빙트립 대표(28)의 표정은 무척 밝아 보였다. 온몸이 점차 마비되는 희귀병 샤르코마리투스병을 앓고 있지만 1년 전 창업한 장애인 전문 여행사 무빙트립의 올 한 해 사업 확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연말에 사업계획을 짜느라 무척이나 바빴다는 그의 표정에선 자신감이 넘쳤다. 신 대표는 지난해 교육부가 선정한 ‘2019 대한민국 인재상’도 받았다. 장애인을 위한 체험형 여행 사업에 나선 지난 1년간 그가 직접 휠체어를 타고 체험하면서 만든 장애인 액티비티 여행 상품만 10여 가지에 달한다.
“휠체어 여행 도전이 창업 계기”
무빙트립은 장애인에게 특화된 전문 여행사다. 일반적인 여행 상품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쉽게 도전하기 힘든 스포츠, 레저 활동 등 ‘액티비티’에 집중했다. 바다낚시, 하이킹, 동력패러글라이딩, 스킨스쿠버 등을 장애인들도 똑같이 경험할 수 있도록 여행 상품을 설계했다.
무빙트립을 창업한 계기는 신 대표가 앓는 샤르코마리투스병에서 비롯됐다. 대학에 진학하면서 증상이 악화돼 걷기조차 힘들어졌다. 청소년기 학급 반장을 도맡았고, 여행 등을 좋아하던 신 대표에게 무거운 휠체어는 큰 좌절감으로 다가왔다. 집과 학교만 오가는 생활이 이어지면서 절망적인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하던 그의 삶이 바뀐 것은 생활운동을 하려고 소개받은 국두홍 목포해양대 교수를 만나면서부터다. 대뜸 자취방으로 찾아온 국 교수는 “저녁거리 장을 봐오라”며 그를 집 밖에 두고 대문을 잠갔다. 휠체어를 타고 비좁은 길과 높은 보도 턱을 맞닥뜨리면서도 무사히 첫 장보기를 마쳤다. 신 대표는 “휠체어를 타기 시작했을 땐 장보기가 불가능할 줄 알았는데 막상 해보니 약간의 불편만 따를 뿐이었다”고 했다.
신 대표는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휠체어 여행’에 도전했다. 외식이나 산책을 하는 것은 물론 친구 둘과 일본, 아랍에미리트 등 해외여행도 다녔다. 그때 떠오른 아이디어가 ‘장애인을 위한 체험형 여행 사업’이었다. 그는 “외국에는 장애인을 위한 체험형 여행 상품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게 창업의 동기가 됐다”며 “국내에서도 장애인을 위한 체험형 상품에 대한 수요가 분명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업 출발이 그리 순조롭지는 않았다. 사업을 만류하던 부모님을 겨우 설득해 장학금과 공모전 상금으로 마련한 3000만원을 가지고 광주시 장애인종합지원센터 사무실에서 2018년 1인 기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행 관련 업체들로부터 퇴짜 맞는 일이 다반사였다. 마비가 온 손 때문에 야근은 거의 일상이었다. 신 대표는 “지금은 장애인 가족과 단체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고객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한류관광 상품으로 해외시장 개척”
무빙트립에서 판매하는 관광 상품은 신 대표가 직접 안전성을 시험한 뒤 설계한다. 바지선을 이용한 바다낚시와 스쿠버다이빙, 동력패러글라이딩, 글램핑 상품 모두 신 대표가 직접 체험한 액티비티 상품이다. 신 대표는 상품들을 직접 체험하면서 각종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휠체어로 이동하기 힘든 길, 화장실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경험을 최대한 반영해 여행에 불편함이 없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 대표는 “서류상으론 장애인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지만 실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도 많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의 올해 목표는 한류관광을 오는 해외 장애인 여행자를 겨냥한 상품으로 해외시장까지 개척하는 것이다. 그는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다른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경영실적으로 제대로 평가받고 싶다”고 했다. 신 대표는 “저 같은 지체장애인도 도전할 수 있는 영역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며 “올해는 ‘젊음’을 자산으로 청년들이 자신의 꿈에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