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설계사 정규직으로 뽑겠다"…대형 GA 피플라이프의 파격 실험
실적을 못 채우면 떠나는 게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직업인 보험설계사를 ‘정규직’으로 뽑겠다는 보험대리점(GA)이 등장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GA 중 하나인 피플라이프는 새해부터 EFA라는 이름의 정규직 보험설계사를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EFA는 월 250만원 안팎의 기본급에 4대 보험을 적용받고,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추가로 받는다.

설계사들은 보험회사 소속이든 GA 소속이든 특수고용직으로 일한다. 자영업자나 마찬가지다. 진입장벽이 낮지만 안정성도 낮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일을 시작한 지 1년 안에 그만두는 설계사가 생명보험 61.8%, 손해보험 47.3%에 이른다. 소비자로선 자신을 꾸준히 관리해주겠다던 설계사가 자취를 감춰 피해를 보는 일도 많다.

현학진 피플라이프 회장(사진)은 “기본 수입과 고용 안정성을 보장해 ‘철새 설계사’라 불리는 보험업계의 병폐를 해소할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불완전판매율을 낮추고 계약유지율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피플라이프는 법인 영업에 특화해 중소기업 4만여 곳을 고객사로 둔 상위권 GA다. 전국 185개 사업단에 설계사 4150명을 두고 있다. ‘보험클리닉’ 브랜드를 붙인 오프라인 점포를 열고 유명 배우를 모델로 내세워 인지도를 높여왔다. 회사 측은 “보험클리닉 상담 매니저를 정규직으로 선발한 결과 1인당 생산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입증됐다”며 “설계사 육성 전략도 실험적으로 바꾸게 됐다”고 설명했다.

안정적 일자리를 보장받은 EFA가 성과도 잘 내게끔 체계적인 지원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영업에 활용할 수 있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풍부하게 제공하고, 장기 근속하면 임원까지 승진할 수 있는 인사체계도 갖출 예정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