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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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가 밝았다. 기혼자들은 기념일이 다가올 때마다 괴롭다. 양가 부모님을 찾아뵈어야 하는지, 간다면 시댁과 처가 중 어딜 먼저 가야 하는지 늘 고민이다.

한편 2019년의 마지막 날 한 커뮤니티에는 평소 음력으로 기념일을 따지는 시댁이 유독 신정에는 오라고 해 얄밉다는 가정주부의 사연이 올라왔다.

본인을 결혼 5년차라고 소개한 A 씨는 "우리 시댁은 제사부터 생일까지 모두 음력으로 따진다. 젊은 애들 양력 따지는 거 이해 안 된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유독 신정 때는 시댁에 오라고 한다. 그렇다고 구정 설에 안 부르는 것도 아니다"라고 하소연했다.

A 씨는 "단순히 시댁에 인사만 드리고 오는 것이면 괜찮다. 시댁에서 신정에 온 가족을 불러 모으고 못 가게 한다. 5년 째 우리 집은 신정에 못 가봤다"고 했다.

A 씨는 "결혼 5년 만에 이 문제를 놓고 시댁과 싸웠다"면서 "음력을 따지시는 전통이 있는 집이 왜 양력을 지내시냐고 물어보니 '우리 집 전통이다'라는 말만 반복하셨다. 계속 문제제기를 하니 결국 시댁에서 먼저 화를 내며 나에게 앞으로 신정에 오지 말라고 한다"고 했다.

A 씨는 "내가 잘못한 것인지 모르겠다. 올해 처음으로 신정날 친정에 가기로 했는데 마음이 불편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A 씨 잘못은 없는 것 같다. 결혼 후 신정 때 친정에 한번도 못가봤다는 것이 오히려 충격적"이라고 했다.

한 네티즌은 "신정에는 가족과 함께 하고 구정에 양가 부모님을 찾는 것 아니냐"면서 "너무 구시대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시댁"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결혼 후 신정 때 친정에는 한 번도 못 가봤다니 조선 시대 사람이냐?"면서 "아직 미혼인데 요즘 시대에도 이런 시댁이 있나 놀랍다. 결혼하기가 두려워진다"고 했다.

반면 시댁 입장을 옹호하는 네티즌들은 "새해에 가족끼리 모이는 것에 대해 너무 과민 반응하는 것 아닌가. 매년 시댁에만 방문한 것은 문제지만 양가를 번갈아가며 방문하면 문제없을 것 같다"고 했다.

한 네티즌은 "비지니스로 만난 사람에게도 새해 인사를 하는데 시댁에 새해 인사를 드린 것이 무슨 큰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A 씨를 옹호하는 네티즌들은 "억지로 모이면 가족이 화목해지는 것이 아니라 불화가 생긴다"면서 "매년 강압적으로 가족들을 신정에 모이게 한 것은 문제"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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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