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 부품주가 ‘활활’ 타오르고 있다. 지난해 두드러졌던 실적 개선 흐름이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미국 일본 등 주요 선진국이 잇따라 5G 상용화에 나서면서 기술력을 먼저 갖춘 국내 5G 부품·장비주가 혜택을 누릴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5G 시동 건 美·日…"기술력 앞선 소·부·장株 최대 수혜"
케이엠더블유·오이솔루션 실적 반등”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매수 의견을 내고 있는 5G 종목은 케이엠더블유다. 케이엠더블유는 지난해 주가가 크게 뛰면서 5G 대장주로 등극했으나 4분기에 조정받아 재반등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사들의 전망은 밝다. 올해 국내 매출이 유지되는 가운데 해외 매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 실적 개선폭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김인필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미뤄졌던 국내 통신사의 설비투자가 일부 이연돼 케이엠더블유의 국내 매출을 뒷받침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일본에 대한 수출 기대도 크다. 김 연구원은 “중국은 지난해보다 세 배 많은 기지국을 구축할 예정인데 케이엠더블유는 이미 중싱통신에 부품을 공급한 전력이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고 했다. 일본은 도쿄올림픽 개막(7월 24일) 전 5G 상용화 일정이 집중돼 케이엠더블유가 후지쓰와 라쿠텐에 부품을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에서는 통신사 T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 및 3.5㎓ 주파수 경매가 5G 투자를 촉진할 전망”이라며 “하반기부터 케이엠더블유가 본격적으로 미국 수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광트랜시버 1위 업체 오이솔루션도 기대주다. 광트랜시버는 빛·전기 신호를 상호 변환하는 부품으로 5G 통신망 구축의 핵심 부품이다. 국내에서는 통신 품질과 범위 확대 이슈가 남아 있고 해외에서는 5G 인프라 구축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어서 오이솔루션의 이익 개선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오이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부터 삼성전자를 통해 일본 2위 통신사 KDI에 광트랜시버 납품을 시작했다”며 “올 1분기부터 의미있는 해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서진시스템, 저평가 매력 부각

서진시스템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 측면에서 강점이 있는 종목으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서진시스템의 올해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1.48배로 전망된다. 동종 기업들이 2~4배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저평가 매력이 높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도 6.99배로 경쟁 기업(10배 안팎)에 비해 낮아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

미국 버라이즌, AT&T와 일본 KDDI 등 해외 통신사에 장비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서진시스템의 매력 포인트다. 수출이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시기는 올 하반기로 예상된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 베트남 등에 대한 통신장비 수출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안정환 BNK자산운용 에쿼티그룹장(부사장)은 5G 휴대폰의 핵심 부품인 고성능 전력증폭기를 생산하는 와이팜을 추천했다. 와이팜은 아직 비상장 종목이다. NH투자증권 주관으로 내년 상반기 코스닥시장에 기업공개(IPO)할 예정이다. 안 그룹장은 “지난해에는 5G 인프라 종목이 주목받았다면 올해는 5G 휴대폰 부품주가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세계적으로 고성능 전력증폭기를 만드는 기업 가운데 와이팜이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비교적 주목도가 낮은 종목 가운데서는 이노와이어리스를 추천하는 전문가도 있다. 이 회사는 기지국 테스트 장비 부문에서 앞서 있다. 통신망 세대 전환 투자의 수혜주로 꼽힌다. 4세대(LTE) 이동통신 투자 시기인 2011~2013년 연간 7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이후 500억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5G로 교체가 가속화하면 매출이 다시 늘 가능성이 높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