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평화적 이용 주장' 北, 인공위성 발사 가능성 작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를 예고함에 따라 북한이 선보일 전략무기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부터 31일까지 진행된 노동당의 최상위급 의사결정기구인 제7기 5차 전원회의 보고에서 "곧 머지않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이 지난해 말 동창리에서 '엔진 시험'을 한 것으로 추정되면서 새로운 전략무기 공개는 신형 엔진을 장착한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탄도미사일 시험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다탄두 ICBM은 목표지점 상공에 도달하면 탄두부에서 3∼10개의 탄두가 분리돼 목표물로 돌진하는 방식이어서 지상에서 요격하기 쉽지 않다.
이에 따라 미국 본토까지 타격이 가능한 ICBM에 다탄두가 탑재되면 북한의 대미 위협이 획기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전문연구위원은 "전략무기 중에 북한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탄도미사일 종류밖에 없다"며 "북한이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하는데 결국 2017년 시험한 북한의 ICBM급 '화성-15형'의 탑재 중량을 뛰어넘는 ICBM을 선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새로운 전략무기를 추정한다면 최근 북한의 활동을 볼 필요가 있다"며 "동창리 엔진 시험장에서 이뤄진 시험을 고려하면 다탄두 ICBM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새로운 전략무기는 액체추진체 백두산 엔진을 개량한 다탄두 핵폭탄이 장착 가능한 ICBM일 것"이라며 "엔진 시험에서 트윈 엔진을 결합해 추진력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면 다탄두를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 교수는 "2017년 시험한 화성-15는 사거리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급하게 즉흥적으로 개발한 것"이라며 "화성-15의 1, 2단 엔진을 모두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SL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수중전략탄도탄'이라고 표현하기 때문에 SLBM이 '새로운 전략무기'일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SLBM '북극성-3형'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북한이 다탄두·핵탄두 SLBM 개발을 위한 북극성-3형의 개량형 SLBM을 시험 발사하거나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을 공개할 수 있다.
지난 시험에서는 수중발사대가 장착된 바지선을 해상으로 끌어가 물속으로 넣은 후 이를 발사한 것으로 분석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전략무기가 미사일이라면 ICBM이나 SLBM일 수 있고,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일 수도 있다"며 "북한이 추가로 시험하는 것은 의미 없다 보고 전력화 단계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찰 위성 발사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대다수 전문가는 북한이 인공위성 발사를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에 전략무기로 활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장영근 교수는 "위성 발사체는 새로운 전략무기가 될 수 없다"며 "군사적, 상업적 목적의 위성 발사는 전략무기 공개와 별개로 언제라도 별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이 '정면 돌파'를 언급한 만큼 인공위성 발사 등의 우회적 방식을 쓸 것 같지 않다"며 "(회의 보고에) 우주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내용도 없는 것으로 보아 위성을 발사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의 폐쇄성을 고려할 때 전혀 예상치 못한 전략무기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체연료 엔진 ICBM 시험 발사, 위성요격 탄도미사일 개발 및 시험 발사,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등이 거론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