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등 엉뚱한짓 안할것…대화 재개 가능성 비교적 높아"
중국 역할론 제기…"북미 버티는 상황서 제3자 개입 절실"
중국 관영 매체와 관변 학자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대미 강경 자세를 취했지만 미국의 '레드라인'을 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핵실험처럼 북미 관계를 파탄 내는 행동은 북한이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북미 간 팽팽히 버티는 상황에서는 제3자 개입이 필요하다며 중국 역할론도 제기했다.

1일 펑파이(澎湃)는 김정은 위원장이 주도한 조선노동당 전원 회의 보고 내용을 주목하면서 "조선중앙통신의 중문판에는 '적극적인 대응'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원문을 직역하면 '공세적인 조치'로 돼 있어 공세라는 용어가 관심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런 북한의 공세적 조치 입장에 미국도 강경한 대북 자세를 보인다면서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나 핵실험과 같은 위협적 조처를 한다면 실망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한 내용도 소개했다.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 한반도연구실 류톈충(劉天聰)부연구원은 "북미가 서로 강한 모습을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면서 "북미 관계의 상한선은 미국, 하한선은 북한에 달려있으며 성과 여부는 미국, 판을 깰지는 북한에 달려있다"고 지적했다.

류 부연구원은 "북미 관계가 냉랭하면서 뜨겁기도 한 원인은 비핵화를 둘러싼 근본적인 시각차가 있는 반면 미국은 정치적 이익을 얻기 위해 대화의 기본 분위기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미는 1년여 동안 겉으로는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데 이는 정치적 필요에 의한 것으로 오래 가기도 더 깊이 들어가기도 어렵다"면서 "현 상황을 보면 북한이 핵실험 재개 등 지나치게 엉뚱한 짓은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중·단거리 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성 발사 가능성은 매우 크지만 미국의 레드라인을 건드리지는 않을 것이며 북미 대화국면을 붕괴시킬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확신했다.

류톈충 부연구원은 또 북한이 선을 넘지 않는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전에 북미 관계를 스스로 악화시키는 일이 없을 것이라면서 "이 때문에 한반도 정세는 현 국면을 유지하거나 심지어 북미 대화를 포함한 대화 재개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봤다.

중국사회과학원 아태세계전략연구원 왕준성(王俊生) 연구원은 "2018년 이래 북한은 한반도 정세 완화에 크게 기여했지만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왕준성 연구원은 "북한은 미국이 대북 압박으로 붕괴시키려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적극적 공세'의 핵심은 '우리를 억누를 수 없다'는 뜻이지만 어쨌든 북한은 건설적이고 적극적인 말을 앞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왕 연구원은 "각국이 유엔에서 가능한 많은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면서 "북한 관련 결의의 가역(可逆) 조항을 틀 안에서 논의해 제재 완화를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인도적 분야에 대한 내용을 선제적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미 간에 기본적인 신뢰가 부족한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북미 간 한반도 문제 해결 방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누가 먼저 첫발을 내딛느냐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먼저 신고하고 핵을 포기하면 미국의 공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해 이를 원치 않는다"면서 "반면 미국은 대북 제재 해제 이후 북한이 발을 빼는 것을 우려하고 있어 이런 상황에서는 양측이 계속 버티는 것 외에 제3자의 개입이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대북 제재 완화안을 유엔에 제출했으며 중국이 북핵 문제를 주도하는 6자회담 재개도 공개적으로 요구한 상황이다.

한편, 중국 매체들은 김정은 위원장이 조만간 새로운 전략무기를 내놓을 것이라는 발언도 주목했다.

환구망(環球網)은 북한의 전회 내용을 보도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은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위해 솔선해서 핵실험 중지 등의 조치를 했지만 미국이 대응하지 않고 한미 연합훈련과 독자 제재 등 북한을 적대시하는 조치를 했다고 불만을 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일방적으로 얽매일 이유가 없다면서 전 세계가 곧 북한의 새로운 전략 무기를 보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했다고 자세히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