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0.3%↓…10년 만에 두자릿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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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무역흑자 44% 급감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19년 12월 및 2019년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총수출은 전년보다 10.3% 줄어든 5424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수입은 6.0% 감소한 5032억3000만달러였다. 무역수지 흑자는 전년보다 43.7% 급감한 391억9000만달러에 그쳤다. 남유럽 재정위기로 유럽 경기가 얼어붙었던 2012년(282억9000만달러) 후 최저치다.
다만 지난해 12월 수출 감소폭은 5.2%로 7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대(對)중국 수출이 3.3% 증가하며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 덕분이었다. 정부는 미·중 무역분쟁 1단계 합의, 반도체업황 개선 등을 고려하면 올 1분기에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반도체 -26%, 對中 수출 -16%…주력 품목 20개 중 14개 감소
지난해 수출이 2009년(-13.9%)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무엇보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 업황이 고꾸라졌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 물량은 7.9% 늘었으나 수출 금액은 25.9% 급감했다. 반도체 가격 하락 탓이었다. 정부는 작년에 부진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 등에 힘입어 수출이 다음달부터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18년 처음으로 ‘6000억달러’의 금자탑을 쌓았던 한국 수출은 1년 만에 곤두박질쳤다. 작년 수출은 총 5424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09년 이후 10년 만의 두 자릿수 하락, 2016년 이후 3년 만의 역주행이라는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작년엔 반도체뿐만 아니라 컴퓨터(-20.6%) 디스플레이(-17.6%) 석유화학(-14.8%) 석유제품(-12.3%) 등 주력 품목 20개 중 14개가 부진했다. 국가별로는 중국(-16.0%) 유럽연합(-8.4%) 일본(-6.9%) 등으로의 수출이 부진했다.
다만 중국(수출 비중 25.1%)에 이어 2위 시장인 미국(13.5%)으로의 수출이 소폭(0.9%) 늘었고 아세안 등 신(新)남방 비중(20.3%)이 역대 처음 20%를 돌파한 것은 성과로 꼽힌다.
반도체 단가 1년 새 61% 하락
반도체 가격 하락은 수출에 치명타였다. D램(8Gb 기준) 가격은 2018년 12월 7.25달러에서 1년 만에 2.81달러로 61.2% 하락했다. 낸드플래시(128Gb)값은 같은 기간 4.66달러에서 4.42달러로 떨어졌다. 일본이 작년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3개 품목에 대해 수출규제에 나서면서 수출 환경은 더 악화했다.
미·중 갈등으로 107억달러, 반도체 업황부진으로 328억달러, 유가 하락으로 134억달러의 수출 감소분이 각각 발생했다는 게 산업부 추산이다.
정부 “2월부터 플러스로 전환”
산업부는 올해 수출이 작년 대비 3.0% 증가해 5600억달러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우선 작년 내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큰 악재였던 미·중 무역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든 데다 반도체 업황도 개선될 조짐이다. 주요 전망기관에 따르면 올해 세계 반도체 시장은 작년 대비 5∼12%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은 다음달엔 플러스로 전환할 게 확실시된다. 올해 2월 조업일수가 22.5일(토요일은 0.5일로 계산)로, 작년 동월 대비 3.5일 많기 때문이다. 지난달 수출 감소율이 작년 5월(-9.8%) 이후 7개월 만에 한 자릿수로 진입한 것도 의미 있는 변화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1일 인천국제공항 대한항공 화물터미널을 방문한 자리에서 “1분기에 수출을 플러스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총력 대응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며 “무역금융과 해외마케팅 예산 60% 이상을 상반기에 집중 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올해 반도체 선박 바이오헬스 2차전지 등의 수출이 호조를 보이겠지만 석유제품 철강 디스플레이 섬유 등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구은서/조재길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