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 규모가 2027년에 세계 10위권에 재진입할 것이라는 외국 싱크탱크의 전망이 나왔다.

"한국 GDP 2027년에 세계 톱10…이탈리아·러시아 제쳐"
영국 싱크탱크 경제경영연구소(CEBR)가 지난달 말 발표한 연례 세계경제순위표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조6300억달러로, 조사 대상 193개국 중 1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2019년 한국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과 중국 경기 둔화로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GDP 순위는 2005년 10위까지 올랐다가 하락세를 보여 2008년 15위까지 떨어진 뒤 2017년부터 12위를 유지하고 있다.

연구소는 한국 GDP가 2027년에 다시 10위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했다. 이탈리아(8위)와 러시아(11위)를 제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2020~2025년 한국 GDP가 연평균 2.8% 증가하고, 2026~2034년엔 연평균 2.9%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한국 경제의 톱10 재진입 예상 시점은 매년 늦어지는 추세다. 당초 이 연구소는 2017년 말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가 2022년 10위에 올라서고, 2032년엔 8위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2018년 보고서에선 한국 경제의 톱10 재진입 예상 시점을 2026년으로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에선 또다시 1년 늦췄다.

연구소는 이번 보고서에서 전년 한국 통일과 관련해 언급한 내용을 삭제했다. 당시 연구소는 통일이 이뤄지면 한국이 2030년대에 영국과 프랑스 등을 제치고 세계 6위 경제대국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통일 언급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연구소는 중국이 2033년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7년 보고서와 비교하면 3년 늦어졌다. 연구소는 “미국 경제의 강세를 예상하지 못했다”며 “미국은 2020년대 내내 세계 최대 경제대국으로 남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인도 GDP가 작년에 프랑스와 영국을 제치고 5위에 올라선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2026년에는 4위인 독일, 2034년에는 3위인 일본을 따라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작년 기준 각각 6위와 7위인 영국과 프랑스는 2034년까지 똑같은 순위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소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금융 인프라 등에 힘입어 프랑스와의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작년 기준 15위인 인도네시아가 2034년엔 세계 11위 규모로 성장하면서 한국을 바짝 뒤쫓을 것으로 전망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