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ㅣ 연기경력 30년차 배우 이병헌도 힘들었다는 영화 '백두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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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한 특수요원부터 절절한 부성애까지
실제로도 아빠 이병헌, "아들은…"
![영화 '백두산' 하정우/사진=CJ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01.21261236.1.jpg)
'백두산'의 인기를 분석할 때 빠지지 않는 게 이병헌이다. 이병헌은 백두산 폭발을 막기 위한 작전의 키를 가진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 역을 연기했다. 극 초반 신들린 러시아어 연기에 전라도 사투리로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고, 이후 이북 사투리와 중국어에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까지 선보인다.
올해로 데뷔 30주년을 맞이하는 이병헌도 '백두산'에 대해선 "조마조마한 도전이었다"며 쉽지 않은 작업과정이었음을 털어 놓았다.
![/사진=영화 '백두산' 스틸](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01.21340004.1.jpg)
베일을 벗은 '백두산'은 빼어난 CG로 찬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이병헌, 하정우의 호흡이 극을 이끌며 안정적인 재미를 연출했다는 평이다. 이병헌이 예측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것.
그럼에도 이병헌은 함께 연기한 배우들에게 공을 돌리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특히 아내 역으로 깜짝 출연한 전도연에게는 "저도 촬영 며칠 전까지 알지 못했다"면서 "정말 좋은 배우가 카메오로 출연해 줘 놀라웠고, 배우가 너무 세니까 그 장면에 관객들이 감정을 몰입하는데 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면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함께 주역으로 활약한 하정우와도 '티키타카'를 선보였다. 실제로 이병헌과 하정우는 9살이나 나이 차이가 나지만 '백두산'에서는 그런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백두산'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도 하정우는 이병헌에 대해 "악마라는 별명을 지어주고 싶다", "먹방 유튜버 애청자다" 등의 폭로를 하면서 스스럼 없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병헌은 "(하정우식) 유머가 재밌는 거 같다"며 "(하정우가) 저에게 '아재 유머'라고 하는데, 언젠가 통할 유머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영화 '백두산' 하정우/사진=CJ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01.21261235.1.jpg)
이병헌은 "리준평의 주 말투는 북한 사투리인데, 북한 사투리가 처음이긴 했지만 더 힘들었던 건 다른 부분이었다"고 고백했다.
"사투리는 우리 말이니까 억양과 리듬에 법칙이 있는 거 같더라고요. 러시아 대사 분량은 많지 않았지만, 중국어는 분량도 많고 억양도 생소해서 힘들었어요. 그런데 그것보다 '소리'에 대한 스트레스가 컸어요. 총격신이나 폭발 장면 등을 찍을 때 그 소리는 영화관에서 듣는 것과 달라요. 총알이 제 옆에서 터지는 걸 아니까, 멋있게 '딱' 해야 하는데 저도 모르게 움츠러들어서 눈이 작아지고요.(웃음)"
![/사진=영화 '백두산' 스틸](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01.21340005.1.jpg)
부상으로 손에 살색 밴드를 붙이고 촬영을 이어가면서도 "액션 연기는 어렵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50대의 나이에도 여전히 탄탄하고 날렵한 액션을 보여주는 비법을 물어도 "하루에 세 끼를 먹는 것 외에 체력 관리를 하는 것도 없다"며 "몸에 좋은 것도 먹고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타고난 배우의 면모를 뽐냈다.
하지만 이병헌이 멋있는 연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웃기는 장면은 더욱 뻔뻔하게 연기해 폭소를 자아내는 이병헌의 진가는 '백두산'에서도 드러났다.
영화 '광해'와 '내부자들'에서도 등장했던 용변보는 장면이 '백두산'에서도 선보여진다. 이병헌은 "용변 보는 장면이 나온 영화들이 다 잘됐다고, 이번에도 관심을 가져 주셨다"면서 "(차기작인) '남산의 부장들'에선 대본에 없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하면 왜 안했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사진=영화 '백두산' 스틸](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01.21340003.1.jpg)
그러면서도 결혼을 하고 아이와 함께하면서 경험하는 감정들이 연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싱글이고, 자식이 없는 배우가 연기를 한다면 상상력에 맡겨야 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전 조건만 조금 변경해서 연기할 수 있으니까요."
![영화 '백두산' 하정우/사진=CJ엔터테인먼트](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01.21261232.1.jpg)
"제가 어떤 작품을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길 때까진 계속하고 싶어요. 그걸 유지하며 배우로 살아가는 게 힘든 거 같아요. 자칫 잘못하면 관객, 시청자들의 반응을 모르고 넘어갈 수 있고요. 그래서 SNS도 시작했어요. 미국 활동을 할 때 매니저가 계속 권유해도 '얽매이는 게 싫다'고 거절했거든요. 몇 년 만에 '해보자' 하고 시작했는데, 옛날 사진도 올리고, 제 근황도 보여주는 기능도 있는 거 같아요. 가끔 강박도 생기는데, 그땐 다시 마음을 추스르죠."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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