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천연가스를 대량 수출하는 자원 강국으로 발돋움한다. 앞바다에서 생산하는 천연가스를 당장은 인접 중동국가에 수출하고, 장기적으론 유럽 국가에도 보낸다는 계획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은 올 1월부터 레비아단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천연가스를 이집트에 수출할 것이라고 지난달 31일 일제히 보도했다. 이 가스전은 이스라엘 해안에서 약 130㎞ 떨어진 지중해 바다에 있다. 2010년 발견됐으며 최근 천연가스 생산이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이 가스전에서 나오는 천연가스를 일부 자국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이집트에 수출하거나 중동 및 유럽 시장에 팔 계획이다. 이 가스전의 매장량은 5350억㎥로 추정되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은 2014년부터 역시 동지중해에 있는 타마르 가스전에서 생산하는 천연가스를 요르단에 수출하고 있다. 이 가스전의 추정 매장량은 레비아단 가스전보다 적은 3000억㎥다.

이스라엘은 인근 바다에서 채굴한 가스를 장기적으론 가스관을 통해 유럽 국가에 수출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일 그리스, 키프로스와 함께 이스라엘 앞바다에서 유럽으로 이어지는 ‘이스트메드 가스관’ 건설사업 계약을 맺었다. 이 사업은 이스라엘 앞바다에서 키프로스 섬을 거쳐 그리스까지 약 2000㎞ 길이 해저 가스 수송관을 건설하는 내용이다. 60억유로(약 7조7855억원)를 들여 2025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이스트메드 가스관은 완공 후 천연가스를 연간 120억㎥ 수송할 수 있다. 유럽연합(EU) 수요의 10% 규모다. EU는 연간 천연가스 소비량의 3분의 1 이상을 러시아에서 들여오고 있다.

가스관이 완공되면 EU의 러시아 천연가스 의존도가 확 낮아질 전망이다. 러시아를 견제하는 미국이 이스트메드 사업을 후원하는 이유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