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가장 두려운 치매 "잘 먹고 잘 놀면 뇌도 건강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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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명의(名醫)인터뷰]박기정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
![노년기 가장 두려운 치매 "잘 먹고 잘 놀면 뇌도 건강해져요"](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01.21339563.1.jpg)
박기정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고령사회에서 치매는 품격있는 노후를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모두의 과제"라며 이렇게 말했다.
박 교수는 "선진국에 비하면 국내서 치매가 심각한 사회적 질병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며 "역사는 짧지만 치매 연구에 매진한 전문의를 중심으로 꾸준히 연구와 임상치료가 이뤄진 덕에 국내 치매 치료와 환자 관리는 의료 선진국에 뒤처지지 않을 만큼 성장했다"고 했다.
치매의 증상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대화 도중에 하려던 말을 잊어버리고 같은 질문을 반복해서 묻는 증상이 대표적이다. 평소 익숙하게 사용했던 전화기, 세탁기, 가스레인지 등의 사용법을 모르고 짠맛, 단맛 등의 음식의 맛을 잘 모르는 증상도 많이 호소한다. 추론적 사고나 판단력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본인이 방금 전에 했던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는 일도 많다.
알츠하이머는 서서히 발병해 진행된다. 시간이 흐를수록 악화된다. 주로 중년 여성에게 나타난다. 반면 혈관성 치매는 갑자기 시작돼 악화된다. 혈압 고혈압 등 혈관 위험인자나 음주 흡연 등으로 인해 생기기 때문에 남성 환자가 많다.
박 교수는 "혈관 치매는 크게 뇌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혔을 때 혹은 뇌혈관 파열로 인한 뇌손상에 의해 발생한다"며 "뇌졸중 후 25% 정도가 혈관성 치매을 앓고 뇌 부위나 크기, 손상 횟수에 따라 치매 발병 여부와 증상의 심각도는 다르다"고 했다.
치매 초기에는 최근 일에 대한 기억장애가 나타나면서 옛날 일을 잘 기억하는 경향을 보인다. 시간이 지나면 오래전 기억까지 사라진다. 알츠하이머 같은 퇴행성 치매는 발병 후 지속적으로 진행된다. 완전한 치료보다 관리를 통해 진행을 늦추는게 치료 목표다. 하지만 교정할 수 있는 원인 때문에 치매가 생겼다면 조기에 진단하고 잘 치료하면 발병 전 일상생활로 회복할 수 있다.
치매 예방을 위해 뇌 건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과식을 삼가고 영양을 적절하게 유지해야 한다. 음식을 천천히 먹고 오래 씹고 대화를 나누며 먹는 습관은 치매 예방에 도움된다.
걷기 운동도 치매예방에 도움된다. 뇌는 걷는 동안 쉴 새 없이 자극을 받는다. 일주일에 세 번, 느긋하게 걷는 것만으로도 집중력과 추상적 사고 능력이 15% 향상된다. 하루 20분씩 걸으면 뇌졸중 등 노인성 뇌질환이 생길 위험이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