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아시안 게놈 빅데이터를 확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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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선 < 한국바이오협회 회장 jeongsun@snu.ac.kr >
![[한경에세이] 아시안 게놈 빅데이터를 확보하라](https://img.hankyung.com/photo/202001/07.21340431.1.jpg)
이번 분석의 특징은 국가 주도 연구와 달리 순수 민간 국제 컨소시엄인 ‘게놈아시아100K(GA100K)’ 주도로 수행된 점이다. GA100K는 2015년 정상 및 질병 상태의 10만 명 아시안 게놈분석을 목표로 설립됐다. 핵심 기관으로는 한국의 마크로젠, 싱가포르의 난양기술대, 인도의 메드지놈이 참여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하는 과학자문위원회는 필자(서울대 분당병원)와 S 슈스터 난양대 교수가 공동으로 책임을 맡고 있다.
이번 연구의 여러 장점 중 하나는 북방계 아시아인 데이터가 어떤 논문보다 충실하다는 것이다. 몽골에서 고립 부족 연구로 확보한 한국팀의 가족코호트(연구집단)는 전 세계에 유일한 북방계 아시아인 코호트다. 몽골을 중심으로 한 북방계 아시아인은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남방계 아시아인인 중국의 한족과도 구별된다. 네이처 측이 시료 비율에서 중국인 비중이 작음에도 불구하고 몽골인, 한국인, 일본인 데이터로도 아시아인 게놈분석으로 인정해주고 표지 논문으로 선정해준 부분도 ‘아시아는 중국’이라는 그동안의 관례가 개선되는 징표라 볼 수 있다.
순록치기 부족으로 아직도 고산 유목생활을 하는 몽골 차탕부족 DNA에서 백두대간을 타고 한반도로 유입된 한민족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몽골, 만주 그리고 북한을 잇는 북방계 DNA 이주 루트를 밝혀내고, 인도에서 한반도를 연결하는 남방계 DNA 이주 루트도 찾아내야 한다. 이를 아시아인들의 질병 정보와 연결시킨다면 3년에서 5년 이내에 한국은 아시아 정밀의학의 대표적 허브가 될 것이다. 새해에 이만한 소망이 또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