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 불면 '홍당무'로 바뀌는 얼굴…혈관 도드라져 보일땐 레이저 치료를
겨울이 되면 얼굴이 붉어지는 홍조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안면홍조증은 다양한 외부 자극 때문에 얼굴이 쉽게 붉어지고 열감을 호소하는 증상이다.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긴장·흥분하거나 기온 등 외부 요인 영향을 받아 증상이 생기는 환자가 많다.

자극적인 음식을 먹거나 화가 날 때, 부끄러움을 탈 때 얼굴이 심하게 붉어져 당황하는 사람도 많다. 종종 술 취한 사람으로 오인되는 등 홍조 때문에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는다. 김현주 분당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은 “차가운 바람이나 뜨거운 목욕, 자외선 등에 장기간 노출되면 홍조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레드와인 맥주 등 알코올 섭취 증가, 모낭충(데모덱스균) 등의 원인으로 홍조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면홍조는 혈관조절 기능 이상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코올, 약물, 내분비질환도 연관이 있다. 커피 술 등 자극적인 음식, 스트레스, 유전 요인, 비타민 결핍 등 다양한 원인으로 생긴다. 안면홍조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에는 중년 환자가 많다. 피부 혈관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성은 폐경과 호르몬의 영향으로 안면홍조를 호소하기도 한다.

홍조증상은 주로 얼굴의 양볼에 생긴다. 혈관성 질환이기 때문에 찬 바람이 부는 겨울에 환자가 더 많다. 초기에는 간헐적 홍조가 나타나면서 자극 때문에 화끈거리는 증상이 있다. 지속되면 홍반과 함께 모세혈관이 확장된다. 모낭에 염증성 발진이 생기고, 얼굴 중심부에 고름물집이 늘어나는 주사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때는 모공이 넓어져 피부 표면이 오렌지껍질처럼 바뀐다.

주사 증상을 여드름으로 오인하는 환자도 많다.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이유다. 여드름은 주로 10~20대에 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면서 피지 분비량이 많아져 생긴다. 모공 속 피지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해 쌓이면서 오돌토돌하게 올라오고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주사는 얼굴에 있는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염증이 생기면서 얼굴 중앙 부위가 붉어지는 질환이다. 코 부분이 붉어져 딸기코나 주사비로도 불린다. 주사는 피부가 계속 붉어져 있는 혈관 확장성 주사와 혈관 주위에 염증이 생기면서 여드름 모양 발진이 생기는 구진 농포성 주사로 나뉜다.

안면홍조와 주사는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치료가 어렵다. 항염효과가 있는 미노사이클린, 독시사이클린 등 항생제를 저용량으로 쓰면서 연고를 같이 바른다. 연고는 염증의 원인 중 하나인 모낭충을 억제하고 염증을 줄인다.

약물 효과가 적거나 혈관이 도드라져 보이면 레이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 가지 레이저로 반복 치료하는 것보다는 치료 후 반응에 따라 적합한 파장을 선택해 여러 종류의 혈관레이저를 병합 치료하는 것이 좋다. 장가연 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 원장은 “홍조의 원인과 특성에 맞게 각기 다른 파장의 레이저로 복합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 심한 안면홍조를 예방하려면 피부의 온도 변화를 줄여야 한다. 자외선은 피부 혈관을 싸고 있는 탄력섬유를 파괴한다. 피부가 붉어지는 원인이 되기 때문에 자외선차단제를 꼼꼼히 발라야 한다.

홍조 환자는 너무 맵거나,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는 걸 줄이는 게 좋다. 커피, 카페인 음료도 마찬가지다. 술을 마시면 열이 나면서 혈관이 확장된다. 담배는 혈액 흐름을 방해하고 예민한 피부에 자극을 준다.

세안제는 자극이 적고 순한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알코올 또는 필링 성분이 들어간 화장품, 계면활성제가 들어 있는 제품은 피부를 예민하게 해 피해야 한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