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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성과 폭력이 난무하는 가운데 사나이들의 진한 우정과 형제애가 펼쳐진다.
홍콩 누아르 시초 '영웅본색'이 무대에서 재현됐다.
동명 영화와 그 속편을 각색한 작품이다.
홍콩 암흑가를 떠나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는 송자호, 경찰 신분을 숨기고 지하 조직에 잠입한 동생 송자걸, 그리고 송자호의 의형제 마크. 무대에서는 두 형제의 엇갈린 운명과 사랑, 송자호·마크의 우정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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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끈 것은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1천여장을 이용해 구현한 홍콩의 다양한 풍경. 공연을 보고 있으면 마치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송자호 역 유준상은 하이라이트 시연 후 가진 질의응답에서 "영화 같은 뮤지컬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배우가 신(scene)마다 영화를 찍는 듯한 마음으로 무대 뒤에서 기다리고 있다"며 "스크린 이야기를 듣고 과연 우리가 무대와 함께 움직일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무대에서 함께 해보면서 영화 속에서처럼 배우가 움직이는 뮤지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성냥개비를 물고 양손에 총을 든 채 적진에 뛰어드는 마크는 최대철과 박민성이 연기한다.
영화에서 주윤발(저우룬파)이 멋지게 소화해 무대 위 배우에게 부담이 큰 역할이다.
최대철은 오히려 "총을 늘 달고 살았던 마크여서 너무 멋있어 보이지 않으려 했다"며 "항상 총을 차고 꺼내는 연습을 했다.
무대가 어두워서 총이 잘 안 보이는데 손에 달고 살았던 게 가장 좋은 연습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박민성은 "마크는 주윤발 '따거'(형)께서 역할을 맡아 유명해졌는데 그 캐릭터를 따라 하면 아류밖에 안 되니까 저만의 색깔로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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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첫 뮤지컬 도전인 이장우는 "뮤지컬 하기 전에는 드라마, 영화나 모두 똑같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와보니 장난이 아니더라. 뮤지컬에 맞는 연기가 따로 있다는 것을 느꼈다.
뮤지컬 하면서 뮤지컬 배우 존경한다고 많이 얘기한다.
다섯 번 정도 공연했는데 치열하게 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지상은 아는 노래가 많아 부담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관객이 거의 아는 멜로디여서 조심스럽다.
하지만 모두가 각자 배역에서 (관객에게) 잘 들려드리려고 하고 있다.
(자걸을 연기하는) 배우 셋의 스타일이 달라 각자 매력을 전달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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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를 불러일으키고 공감하고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작품"이라며 "유일한 여자 캐릭터로서 관객이 조금이나마 웃고 광대가 승천할 수 있도록 연습했다"고 했다.
유준상은 "'영웅본색'을 65세까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 무대에서 발차기까지는 하고 있지만, 나중에 안 되면 손으로 치는 거로 해서 65세까지 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