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당국이 희대의 탈출극을 벌인 카를로스 곤(65) 전 닛산·르노 얼라이언스 회장의 도주를 도운 혐의로 7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터키 현지 언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터키 관영 아나돌루 통신과 민영 DHA 통신 등은 자국 내무부가 곤 전 회장의 도주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으며, 이와 관련 4명의 조종사와 운송회사 매니저, 2명의 공항 직원 등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일본을 탈출한 곤 전 회장의 자가용 비행기가 지난달 30일 터키 이스탄불 공항을 경유하는 과정에 도움을 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곤은 지난달 29일 자가용 비행기로 비밀리에 일본 간사이(關西)국제공항을 출발해 이스탄불을 거쳐 레바논 베이루트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브라질에서 태어났지만, 레바논에서 자랐으며 프랑스와 레바논, 브라질 시민권을 갖고 있다.

곤 전 회장은 재작년 11월 유가증권 보고서 허위기재와 특별배임죄 등 혐의로 일본 사법당국에 의해 구속됐다가 10억엔(약 106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3월 풀려났다.

이후 한 달여 만에 재구속된 뒤 추가 보석 청구 끝에 5억엔(약 53억원)의 보석금을 내고 작년 4월 풀려나 가택연금 상태에서 재판을 기다리고 있었다.

출국금지 상태였던 그는 일본 사법당국의 감시망을 뚫고 영화 같은 탈출극을 벌여 레바논으로 탈출하면서 일본 열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도쿄에서 탈출하는 방법으로는 크리스마스 파티를 이용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지난달 말 크리스마스 파티가 곤 전 회장의 자택에서 열렸는데, 이때 악단을 가장한 민간경비업체 사람들이 돌아갈 때 악기 케이스에 곤 전 회장이 몸을 숨겨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곤 전 회장은 8일 베이루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결백을 재차 주장할 예정이다.
"터키 당국, 곤 前닛산 회장 탈출 도운 7명 체포해 조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