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유승민계 바른미래당 의원, 전 의원, 지역위원장들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5일 새로운보수당 중앙당을 창당할 예정이며 바른미래당은 1년 11개월만에 공식 분당된다.  (사진=연합뉴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유승민계 바른미래당 의원, 전 의원, 지역위원장들이 3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5일 새로운보수당 중앙당을 창당할 예정이며 바른미래당은 1년 11개월만에 공식 분당된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유승민계 의원 8명이 새로운보수당 창당을 앞두고 3일 탈당을 선언했다. 바른미래당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합당으로 출범한 지 1년11개월 만이다.

바른미래당 정병국·유승민·이혜훈·오신환·유의동·하태경·정운천·지상욱 의원 등 의원 8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희는 바른미래당을 떠난다”고 밝혔다.

권은희·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진수희·구상찬·김희국·이종훈·정문헌·신성범·윤상일·김성동·민현주 전 의원도 탈당에 동참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저희들은 2년 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 나라의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드리며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면서 "바른미래당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지난 2년의 실패에 대해 그 누구도 탓하지 않겠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을 드린 점,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3년 전 새누리당을 떠난 후 오늘까지 저희들은 시련의 가시밭길을 걸어왔다"며 "그러나 거친 현실정치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수록 개혁보수 정치를 향한 저희들의 각오와 의지는 더 단단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비록 저희들의 숫자는 아직도 적고 세력은 약하지만, 무너진 보수를 근본부터 재건하겠다"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살아있는 나라, 정의와 공정, 자유와 평등의 헌법 가치가 지켜지는 나라, 경제와 인구가 다시 성장하는 나라, 그리고 누구도 우리의 주권을 넘볼 수 없는, 안보가 튼튼한 나라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하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유 의원은 회견이 끝난 후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 복귀 선언에 대해 "그분의 정치 복귀를 환영한다"며 "다만 2년 전 국민들께 약속드린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서 잘해보자는 정신에 대해서 여전히 동의하시는지, 그 정신을 여전히 갖고 계시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0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날 탈당으로 바른미래당의 의석은 28석에서 20석으로 줄어들었지만 원내교섭단체 지위는 유지하게 됐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이들의 탈당과 관련해 “개혁보수를 하겠다고 하니 보수 정당을 잘 차려서 한국 정치에 이바지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탈당한 의원들이 참여하는 새로운보수당은 오는 5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새로운보수당 창당을 앞두고 바른미래당 대구시당 핵심당직자와 당원 1천여명이 최근 탈당했다.

새로운보수당 대구시당에 따르면 김희국 전 국회의원, 강대식 전 동구청장, 윤순영 전 중구청장, 윤석준·임인환 전 시의원, 차수환 동구의원, 박재형 달서구의원 등 1천여명이 바른미래당에 탈당계를 냈다.

이들은 "유승민 의원과 함께 낡은 보수를 허물고 개혁 중도 보수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현 체제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하에 새로운보수당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권파 내부에서 제기된 사퇴론과 관련한 질문에 "총선 승리, 개혁 등 중요한 과제를 버려놓고 나간다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안철수 전 의원이 오면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안 전 의원의 말을 들어주고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의견을 같이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도 "제가 '무조건 나간다'라고 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길 제3의 길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바탕을 깔고 그 이후에 필요하면 용퇴하겠다는 건데, 사전에 나가라는 것은 우리 정치가 권력투쟁에 지나지 않는다"며 "그러한 권력투쟁을 하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탈당 기자회견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오늘 저희들은 바른미래당을 떠납니다.

저희들은 2년 전,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가 힘을 합쳐
나라의 미래를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드리며
바른미래당을 창당했습니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습니다.
지난 2년의 실패에 대해 그 누구도 탓하지 않겠습니다.
저희들이 많이 부족했습니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실망을 드린 점,
참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3년 전 새누리당을 떠난 후 오늘까지 저희들은
시련의 가시밭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러나 거친 현실정치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수록
개혁보수 정치를 향한 저희들의 각오와 의지는 더 단단해졌습니다.
지난 시련의 시간은 저희들에게는 쓰디쓴 약과 같은
소중한 성찰의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왜 정치를 하는지, 그 근본을 지키겠습니다.
좌절과 절망에 빠진 국민 여러분께
더 나은 세상, 더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드리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살아있는 나라,
정의와 공정, 자유와 평등의 헌법가치가 지켜지는 나라,
경제와 인구가 다시 성장하는 나라,
그리고 누구도 우리의 주권을 넘볼 수 없는,
안보가 튼튼한 나라를 만들어내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당장 눈앞의 이익에 눈이 멀어 저희들의 뜻과 가치를 버리지 않겠습니다.
비록 저희들의 숫자는 아직도 적고 세력은 약하지만,
무너진 보수를 근본부터 재건하겠습니다.
무능과 독선, 부패와 불법으로 나라를 망치는 문재인 정권을
제대로 견제하고 대체할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겠습니다.

저희들이 가는 개혁보수의 길에
국민 여러분의 동행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