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향한 한국의 잰걸음…올해 위성 두 개 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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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단 로켓 국산 기술로 만든 누리호
내년 2월 발사…1년 앞으로 다가와
내년 2월 발사…1년 앞으로 다가와
우주로 향하는 한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올해부터 내년 하반기까지가 분수령이다. 국산 기술로 제작해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쏘아올리는 ‘한국형 발사체(누리호)’ 발사가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국산 인공위성 발사도 네 차례 예정돼 있다. 다음달 정지궤도복합위성(천리안) 2B호를, 하반기 차세대중형위성 1호를 우주로 보낸다. 내년엔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 7호를 발사한다.
순수 국산 로켓, 국내에서 발사
누리호는 1~3단 로켓 모두 우리 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발사체다. 75t급 액체엔진 4개를 묶은 1단, 75t급 액체엔진 1개로 이뤄진 2단, 7t급 액체엔진 1개인 3단으로 구성돼 있다. 약 2조원이 투입된 이 로켓은 1.5t급 위성을 지구 상공 저궤도(600~800㎞)에 올려놓는 임무를 맡았다. 액체엔진은 연료로 케로신, 산화제로 극저온(영하 180도)의 액체산소를 사용한다. 연소할 때는 엔진 온도가 3000도 이상으로 치솟는다.
로켓은 발사 시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만든다. 체계개발모델(EM)→인증모델(QM)→비행모델(FM) 순이다. EM은 연료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수류실험) 기초성능을 확인하는 1차 시험로켓이다. QM은 비행에 쓰이는 FM과 모양, 무게, 구조 등 모든 것을 똑같이 제작한 2차 시험로켓이다. FM은 실제 발사할 때 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달 QM 총조립을 시작한다. 가을부터 연소시험에 들어간다. FM의 구조체, 자세 및 임무제어 계통, 전자탑재장치, 열환경시스템 등도 제작 중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발사체 구성 부품은 수십만 개에 달하며 이 중 하나만 어긋나도 실패로 직결되는 종합예술”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2018년 11월 75t급 엔진 한 개로 구성된 FM 로켓을 시험 차원에서 쏘아올려 합격점을 받았다. 목표 연소시간(140초)을 넘겨 151초 동안 연소하며 75㎞ 고도까지 상승했고 이후 관성비행으로 최대고도 209.1㎞에 도달했다.
나로우주센터에선 누리호 전용 발사대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누리호는 내년 2월, 10월 두 차례에 걸쳐 발사될 예정이다. 2월에 더미 위성을, 10월엔 실제 위성을 장착한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임무 궤도에 위성을 적합한 속도로 어떻게 올려놓느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더미 위성으로 시험해봐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추적 정지궤도위성 발사
다음달엔 해양 및 대기환경 관측 위성 천리안 2B호가 남아메리카 기아나의 쿠르 발사장에서 프랑스의 아리안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2011년 7월부터 8년여간 3800억여원을 들여 만들었다. 적도 상공 3만6000㎞ 높이에서 지구와 같은 속도로 자전하며 항상 같은 곳을 주시하는 정지궤도위성이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과 한반도 주변 적조·녹조, 유류사고 등 해양환경을 관측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포름알데히드 등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20여 가지 대기오염 물질 정보와 이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기능을 담았다. 해양탑재체는 프랑스산, 환경탑재체는 미국산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관측 환경탑재체가 들어간 정지궤도위성 발사는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천리안 2B의 자료 전송 속도는 115Mbps다. 2010년 발사된 기상 관측 정지궤도위성 천리안 1호보다 전송 속도가 18배 빨라졌다. 천리안 2B호의 해양탑재체 해상도는 가로세로 픽셀 250m, 환경탑재체 관측 면적은 56㎢(서울 기준)다. 2월 발사 후 10월까지 안정화 단계를 거쳐 10년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달 탐사는 가물가물
2015년부터 개발해온 차세대중형위성 1호도 올해 하반기 러시아 소유스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떠날 예정이다. 위성은 탑재체 종류에 따라 플랫폼 설계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차세대중형위성 사업은 탑재체 종류에 상관없이 작동할 범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차세대중형위성 1호는 태양과 위성 궤도면이 이루는 각이 일정한(특정 지역 촬영 시간이 항상 같은) 태양동기 원궤도의 고도 497㎞에서 4년간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흑백 0.5m, 컬러 2m급 해상도를 갖춘 광학카메라를 장착하고 12㎞ 관측폭을 지녔다.
내년 하반기엔 아리랑 6, 7호 발사도 예정돼있다. 아리랑 6호는 태양동기 궤도 505㎞에서 한반도 지상과 해양 관측 임무를 맡는다. 2012년부터 3385억원을 들여 개발했다. 아리랑 7호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지역을 선별해 관측하는 초고해상도 위성이다.
달 탐사 사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달 궤도선 중량 문제를 둘러싼 항우연 내외부 이견으로 지난해 9월 사업계획을 바꿨다. 궤도 역시 원궤도로 할지, 타원궤도와 원궤도를 병행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2022년 7월 678㎏급 궤도선을 쏘아올리는 게 목표지만 더 늦춰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순수 국산 로켓, 국내에서 발사
누리호는 1~3단 로켓 모두 우리 기술을 적용한 최초의 발사체다. 75t급 액체엔진 4개를 묶은 1단, 75t급 액체엔진 1개로 이뤄진 2단, 7t급 액체엔진 1개인 3단으로 구성돼 있다. 약 2조원이 투입된 이 로켓은 1.5t급 위성을 지구 상공 저궤도(600~800㎞)에 올려놓는 임무를 맡았다. 액체엔진은 연료로 케로신, 산화제로 극저온(영하 180도)의 액체산소를 사용한다. 연소할 때는 엔진 온도가 3000도 이상으로 치솟는다.
로켓은 발사 시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세 차례에 걸쳐 만든다. 체계개발모델(EM)→인증모델(QM)→비행모델(FM) 순이다. EM은 연료를 넣었다 뺐다 하면서(수류실험) 기초성능을 확인하는 1차 시험로켓이다. QM은 비행에 쓰이는 FM과 모양, 무게, 구조 등 모든 것을 똑같이 제작한 2차 시험로켓이다. FM은 실제 발사할 때 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이달 QM 총조립을 시작한다. 가을부터 연소시험에 들어간다. FM의 구조체, 자세 및 임무제어 계통, 전자탑재장치, 열환경시스템 등도 제작 중이다. 항우연 관계자는 “발사체 구성 부품은 수십만 개에 달하며 이 중 하나만 어긋나도 실패로 직결되는 종합예술”이라고 말했다.
항우연은 2018년 11월 75t급 엔진 한 개로 구성된 FM 로켓을 시험 차원에서 쏘아올려 합격점을 받았다. 목표 연소시간(140초)을 넘겨 151초 동안 연소하며 75㎞ 고도까지 상승했고 이후 관성비행으로 최대고도 209.1㎞에 도달했다.
나로우주센터에선 누리호 전용 발사대 건설공사가 한창이다. 누리호는 내년 2월, 10월 두 차례에 걸쳐 발사될 예정이다. 2월에 더미 위성을, 10월엔 실제 위성을 장착한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임무 궤도에 위성을 적합한 속도로 어떻게 올려놓느냐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더미 위성으로 시험해봐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 추적 정지궤도위성 발사
다음달엔 해양 및 대기환경 관측 위성 천리안 2B호가 남아메리카 기아나의 쿠르 발사장에서 프랑스의 아리안 로켓에 실려 발사된다. 2011년 7월부터 8년여간 3800억여원을 들여 만들었다. 적도 상공 3만6000㎞ 높이에서 지구와 같은 속도로 자전하며 항상 같은 곳을 주시하는 정지궤도위성이다.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미세먼지 등 대기환경과 한반도 주변 적조·녹조, 유류사고 등 해양환경을 관측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포름알데히드 등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20여 가지 대기오염 물질 정보와 이들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기능을 담았다. 해양탑재체는 프랑스산, 환경탑재체는 미국산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관측 환경탑재체가 들어간 정지궤도위성 발사는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말했다.
천리안 2B의 자료 전송 속도는 115Mbps다. 2010년 발사된 기상 관측 정지궤도위성 천리안 1호보다 전송 속도가 18배 빨라졌다. 천리안 2B호의 해양탑재체 해상도는 가로세로 픽셀 250m, 환경탑재체 관측 면적은 56㎢(서울 기준)다. 2월 발사 후 10월까지 안정화 단계를 거쳐 10년간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달 탐사는 가물가물
2015년부터 개발해온 차세대중형위성 1호도 올해 하반기 러시아 소유스 발사체에 실려 우주로 떠날 예정이다. 위성은 탑재체 종류에 따라 플랫폼 설계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차세대중형위성 사업은 탑재체 종류에 상관없이 작동할 범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차세대중형위성 1호는 태양과 위성 궤도면이 이루는 각이 일정한(특정 지역 촬영 시간이 항상 같은) 태양동기 원궤도의 고도 497㎞에서 4년간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흑백 0.5m, 컬러 2m급 해상도를 갖춘 광학카메라를 장착하고 12㎞ 관측폭을 지녔다.
내년 하반기엔 아리랑 6, 7호 발사도 예정돼있다. 아리랑 6호는 태양동기 궤도 505㎞에서 한반도 지상과 해양 관측 임무를 맡는다. 2012년부터 3385억원을 들여 개발했다. 아리랑 7호는 국가안보와 관련된 지역을 선별해 관측하는 초고해상도 위성이다.
달 탐사 사업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달 궤도선 중량 문제를 둘러싼 항우연 내외부 이견으로 지난해 9월 사업계획을 바꿨다. 궤도 역시 원궤도로 할지, 타원궤도와 원궤도를 병행할지 갈팡질팡하고 있다. 2022년 7월 678㎏급 궤도선을 쏘아올리는 게 목표지만 더 늦춰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