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훈의 골프확대경] 올림픽 2연패 꿈꾸는 영국, 도쿄행 티켓 경쟁도 후끈
올림픽 메달보다 더 어려운 국가대표 선발.
한국 여자 골프, 그리고 미국 남자 골프는 올림픽 대표로 뽑히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대표 선발이 올림픽에서 메달 따기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괜한 게 아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한국 여자 골프는 세계랭킹 10위와 12위 선수가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올해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여자 골프는 현재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6명이 포진했다.

4년 전엔 정상급 선수들의 무더기 불참으로 당시 세계랭킹 15위까지 올림픽 출전 티켓이 돌아갔던 미국 남자 골프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는 세계랭킹 7위도 대표 선발이 어려울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현재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미국 남자 선수는 무려 9명이다.

4년 전 리우 올림픽 남자부 금메달을 딴 영국도 이번 도쿄 올림픽에 나갈 선수를 가리는 경쟁이 예사롭지 않다.

미국 남자 못지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리우 올림픽에서 당시 골프 세계랭킹 11위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는 영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로즈의 우승 덕에 영국은 골프 세계 최강국 미국을 제치고 골프 종주국의 체면을 살릴 수 있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여세를 몰아 한때 세계랭킹 1위를 꿰찼던 로즈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로즈는 4일 현재 세계랭킹 8위에 올라 영국(그레이트 브리튼과 북아일랜드 연합왕국) 국적 선수 가운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다음으로 높다.

매킬로이가 올림픽에는 영국이 아닌 아일랜드 대표로 출전하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했기에 로즈는 올림픽 출전권 경쟁에서 맨 앞줄에 선 셈이다.

그러나 세상일은 모르는 법이다.

영국 골프는 탄탄한 실력을 갖춘 선수가 많다.

2018년 라이더컵에서 맹활약한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가 세계랭킹 10위로 바짝 추격 중이고, 폴 케이시(잉글랜드)도 세계랭킹 15위에 버티고 있다.

당장 올림픽에 열린다면 로즈, 플리트우드, 케이시가 영국 대표로 출전하겠지만 올림픽 출전 선수 선발 경쟁은 앞으로 6개월 가까이 이어진다.

매슈 피츠패트릭, 대니 윌릿, 맷 월리스, 티렐 해턴, 이언 폴터 등 잉글랜드 선수 5명이나 세계랭킹 50위 이내에 포진했다.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라면 어떤 대회에서든 우승할 실력을 지녔다고 보는 게 맞다.

세계랭킹 50위 내 선수는 또 메이저대회를 비롯해 특급대회를 모두 나갈 수 있어 랭킹을 끌어올릴 기회가 많다.

이들에게 6개월은 순위를 뒤바꾸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에디 페퍼를, 톰 루이스, 리 웨스트우드(이상 잉글랜드)와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 등 세계랭킹 70위 이내 선수들도 올림픽 티켓 경쟁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영국은 매킬로이를 빼고도 세계랭킹 100위 이내 선수를 13명이나 보유, 미국 다음으로 많다.

세계랭킹 50위 이내 선수 역시 매킬로이를 제외하고도 8명으로 역시 미국 다음이다.

호주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세계랭킹 100위 내 선수가 5명씩이라는 사실을 보면 영국 골프가 얼마나 저변이 탄탄한지 알 수 있다.

호주는 세계 50위 내 선수가 3명, 남아공은 2명이다.

세계랭킹 50위 내 선수가 3명인 스페인이 그다음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