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인 수십만 사는 LA도 주민들에 "수상한 언행 신고해달라"
보안전문가 "이란, 민간·공공부문 겨냥한 사이버 공격할 수도"
美대도시, 이란 보복경고에 경계 대폭 강화…뉴욕 "위협 직면"
미국의 뉴욕, 로스앤젤레스(LA) 등 주요 도시가 혹시 있을지 모를 이란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를 강화하고 나섰다.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공습으로 살해하자 이란이 보복을 경고했기 때문이다.

미 블룸버그통신과 APTN 등에 따르면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3일(현지시간) 전격 기자회견을 열었다.

미국의 경제 심장부인 뉴욕을 이끌고 있는 더블라지오 시장은 뉴욕경찰(NYPD)이 시의 주요 시설 등에 대한 보안 강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시점에서 뉴욕시에 대한 구체적이고 믿을만한 테러 위협은 없다"면서도 "우리는 현재 잠재적으로, 과거에 직면했던 그 어떤 위협과는 다르고 큰 위협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과거에 우리에게 가해졌던 테러리즘은 비국가 행위자(non-state actor)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된) 어젯밤부터 우리는 다른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는 미국과 이란 간 사실상 전쟁상태에 있다"고 주장했다.

더못 세이 NYPD 경찰국장도 이날 같은 기자회견에서 "지난밤 뉴스로 뉴욕시에서 보게 될 것은 강화된 경계"라면서 특히 민감한 지역이나 주요 시설에 경찰 병력이 더 많이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은 2001년 9월11일 발생한 최악의 테러 악몽 기억을 간직하고 있다.

당시 알카에다 소속 테러리스트들이 납치한 비행기로 뉴욕 맨해튼의 옛 세계무역센터(WTC) 쌍둥이 빌딩을 들이받는 테러로 약 3천명의 목숨이 희생됐다.
美대도시, 이란 보복경고에 경계 대폭 강화…뉴욕 "위협 직면"
이란인들이 다수 밀집해 있는 LA도 이번 공습 직후 시민들에게 테러 공격에 대비할 것을 당부하는 경계경보를 발령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LA는 30만∼5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이란 공동체를 품고 있다.

시 당국은 "모든 LA 시민들은 (미심쩍은) 무엇인가를 보면, 바로 이야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로스앤젤레스경찰(LAPD)도 트위터에 "아직 LA에 대한 뚜렷한 위협은 없지만, LA경찰은 이란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건들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앞으로 전개될 중요한 정보와 관련, 우리는 지역과 연방, 국제 사법기관과 계속 공조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한편 솔레이마니 사망에 대한 이란의 보복은 사이버 공격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보안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란 정부의 지원을 받는 해커들은 세계에서 가장 공격적인 해커들로, 미국의 공공 부문과 민간 부문에 심각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악성소프트웨어를 침투시킬 역량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란 해커들의 잠재적인 목표물로는 제조 설비, 석유·가스 플랜트, 교통운송 시스템 등이 꼽힌다.

기업체와 정부 기관들은 사이버공격에 대비해 특히 경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보안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란은 2012∼2013년에 미국의 제재 부과에 대응, 정부가 지원하는 해커들로 하여금 서비스거부(DoS, Denial of Service) 공격을 잇따라 감행하도록 한 전력이 있다.

이 여파로 뱅크오브아메리카를 포함한 주요 은행과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의 웹사이트가 마비돼 큰 혼란이 빚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