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러시아 외교 수장이 3일(현지시간) 전화로 미국의 이란 쿠드스군(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 살해로 촉발한 중동 위기상황을 논의했다고 양국 외교 당국이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언론보도문을 통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미국의) 바그다드 공항 공습으로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살해된 것과 관련한 상황이 논의됐다"라고 소개했다.
이어 "라브로프 장관은 한 유엔 회원국이 다른 유엔 회원국의 공인 제거를 위해 계획적으로 행동한 것, 게다가 해당국이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제3국에서 그렇게 한 것은 국제법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고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 "라브르프 장관은 이 같은 미국의 행보는 지역 평화와 안정에 중대한 결과를 낳고 중동 지역에 누적한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에 도움되지 않으며 오히려 새로운 긴장 고조 국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법적이고 무력적인 방법을 포기하고 모든 문제를 협상장에서 해결하길 간곡히 촉구한다"고 주문했다.
미 국무부도 이날 모건 오테이거스 대변인 성명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과 라브로프 장관 간 전화 통화 사실을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전했다.
국무부는 통화 내용에 대해 "미국인의 생명에 대한 피할 수 없는 위협에 대응해 솔레이마니를 제거하는 단호한 방어적 행동을 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결정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은 여전히 이란과 관련해 정세를 완화할 의지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국무부는 부연했다.
양국 장관의 통화는 미군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폭사시키면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된 당일 이뤄졌다.
그동안 핵협상 등에서 이란을 적극적으로 두둔한 러시아는 이란과 함께 시리아 내전에도 개입,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반군 퇴치를 군사 지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