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를 제거키로 한 것은 참모들이 제시한 이란 대응책 중 가장 강력한 선택지여서 참모들도 놀랐다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AP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 이라크 키르쿠크 미군기지에서 로켓포 공격으로 민간인 1명이 사망하는 공격을 당한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연말 휴가차 머물던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 안보 담당 최고위 참모들을 소집했다.

참모들은 솔레이마니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를 포함한 여러 대응책을 제시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즉시 가장 극적인 방안이었던 솔레이마니를 표적으로 삼고 싶어 했다.

이는 전임 대통령이 피했던 것이자 이란과 갈등 악화를 초래할 위험이 큰 선택지로서, 일부 참모들은 뚜렷한 증거 없이 공습하는 데 따른 법적 정당성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며칠간 다른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당국자들의 경우 이란 선박이나 미사일 포대, 이라크 민병대에 대한 공습 등 상황을 덜 악화시키는 선택지에 무게를 뒀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제거라는 선택에 초점을 맞췄고, 트럼프 대통령이 오랫동안 미국의 대외 군사적 관여에 주저해온 모습을 봐왔던 참모들로선 이 상황에 놀랐다고 파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정치 담당 참모들과 만나 재선 선거운동 등에 대해 논의하던 도중 회의장에서 빠져나와 솔레이마니에 대한 드론 공습을 최종 승인했다.

공격 지점으로는 당초 대부분 참모는 미군 주둔 상황과 현지의 열악한 여건을 고려할 때 이라크에 부정적이었고, 일부는 솔레이마니가 레바논이나 시리아를 여행할 때 작전을 벌이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솔레이마니가 지난 2일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할 것임을 알게 되자 공항에서 공습하는 것이 최적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참모들은 솔레이마니가 이라크, 레바논, 시리아의 미국 외교관과 군인, 미군 시설을 공격하기 위한 마지막 계획을 논의하기 위해 중동 국가를 방문하는 것임을 시사하는 정보를 언급하며 법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믿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의 공습 사망 후 한 측근에게 미국의 자산을 엉망으로 만들지 말라는 경고를 이란에 전달하고 미국이 전 세계 어디든 적을 찾아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다시 보내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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