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스틴 토머스(27·미국)는 유독 섬에서 열리는 대회에 강하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생애 첫 우승과 두 번째 우승을 2015년과 2016년 섬나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CIMB클래식에서 거뒀다. 2017년에는 하와이에서 열린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와 소니오픈을 연이어 제패했다. 같은 해 10월 제주에서 열린 더CJ컵 정상에 선 뒤 지난해 또 한 차례 더CJ컵을 제패했다. PGA투어 통산 11승 가운데 절반이 넘는 6승을 섬(나라)에서 열린 대회에서 수확했다.


토머스가 섬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우승에 도전한다. 하와이에서 올해 첫 대회로 열리는 센트리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총상금 670만달러)가 무대다.

5일(한국시간) 하와이 카팔루아리조트플랜테이션코스(파73·7518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에서 그는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9타를 쳤다. 중간합계 10언더파를 적어내 순위를 2위로 세 계단 끌어올리며 단독 선두인 잰더 셔플리(27·미국)를 한 타 차로 압박했다.

토머스는 작정한 듯 초반부터 기세를 올렸다. 1번홀(파4) 시작으로 전반에만 보기 없이 다섯 타를 줄였다. 6번홀(파4)에선 아이언 샷을 홀에 바짝 붙여 ‘탭인 버디’를 잡아냈고 9번홀(파5)에선 부담되는 중거리 퍼트를 한번에 홀컵에 떨궜다. 12번홀(파4)에서 이날 첫 보기를 범했지만 15번홀(파5)에서 한 타를 줄이며 만회했다. 17번홀(파4) 다시 보기를 내줬지만 3라운드에서 총 네 타를 줄이면서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토머스가 3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서기 위해선 지난해 우승자 셔플리를 넘어야 한다. 타이틀 방어에 나선 셔플리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엮어 2언더파 71타를 쳤다. 중간합계 11언더파로 토머스에 한 타 앞선 채 최종 라운드를 맞게 됐다. 토머스와 셔플리는 1993년생 동갑내기로 조던 스피스(28), 브라이슨 디섐보(27·이상 미국) 등과 함께 PGA투어 황금세대로 꼽힌다. 두 선수 모두 키가 178㎝로 같고,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장타를 날린다. 이 대회 우승 경험이 있고 승부욕이 강한 것도 공통점이다. 셔플리는 “토머스와 나는 매우 친한 친구지만 둘 다 지는 걸 싫어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메이저 대회 US오픈에서 우승한 게리 우들랜드(36·미국)가 중간합계 8언더파로 3위를 차지했다. 버디를 6개나 골라냈지만 7번홀(파4) 그린 옆 어프로치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한 게 뼈아팠다. 우들랜드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최종일 다섯 타 차 선두로 출발했지만 셔플리에게 역전패했다.

유일한 한국 출전 선수 강성훈(33)은 1언더파로 공동 22위에 자리했다. 첫날 1언더파 공동 16위로 대회를 시작했지만 이후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순위가 내려갔다. 이 대회는 2019년 우승자들만 출전하는 ‘왕중왕전’ 성격의 대회다. 강성훈은 지난해 5월 AT&T바이런넬슨에서 PGA투어 데뷔 9년 만에 생애 첫승을 거두며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