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원자재와 안전자산 가격이 크게 뛰었다.

지난 3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날보다 3.1%(1.87달러) 오른 배럴당 63.05달러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5월 깨졌던 63달러 선을 약 8개월 만에 회복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3월물 브렌트유도 3.6%(2.45달러) 급등한 68.7달러에 마감했다. 씨티그룹은 국제 유가가 단기간에 70달러 선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중국의 1차 무역합의에 따라 원유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충돌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원유 수출로인 호르무즈해협 봉쇄 카드를 꺼내왔다. 걸프만의 관문인 호르무즈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이 생산한 중동산 원유의 수출로다. 중동 일대를 오가는 화물선의 주요 항로기도 하다. 미국과 사우디, 영국 등의 해군 연합군은 지난해 11월부터 이란 등의 위협을 저지하기 위해 ‘호르무즈 호위연합’ 작전을 시작했다.

안전자산을 대표하는 금값과 엔화값도 상승세다. NYMEX에서 2월 인도분 금은 이날 1.6%(24.30달러) 상승한 온스당 1552.4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의 최고치다. 투자은행 크레디아그리콜CIB는 엔·달러 환율(달러당 엔화 가치)이 현재 108엔 내외에서 1분기 말 106엔까지 하락(엔화 강세)할 것으로 관측했다.

불안감 확산에 따라 위험자산인 주식 가격은 다소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다우지수 등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3일 동반 하락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