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이 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대거 도전장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 및 대선 캠프 등에서 인연을 쌓았던 인사들을 통틀면 100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친문 경력’을 앞세우면서 선거 활동에 활용하고 있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더불어민주당 총선 예비후보로 등록한 319명 중 이번 정부 들어 청와대 또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서 근무했거나 과거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일했던 인사들은 총 106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59명은 경력란에 문 대통령 이름이 들어간 이력을 적시했다.

광주 동구남구갑에 등록한 민주당 예비후보 세 명은 모두 문 대통령 관련 경력을 기재했다. 윤영덕 후보는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표시했다. 이정희 후보는 ‘전 문재인 대통령 후보 광주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최영호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을 각각 경력으로 내세웠다. 인근 서구을에서는 양향자 후보가 경력에 ‘전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이라고 적으면서 ‘문 대통령 임명’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출신끼리 경합하는 지역도 있다. 대전 대덕구에서는 박영순 ‘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과 최동식 ‘전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행정관’이 예비후보로 각각 등록했다. 광주 광산구을에서는 민형배 ‘전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과 박시종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 선임행정관’이 나란히 나섰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 도전하는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이 줄잡아 60여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여권에 따르면 윤건영 국정기획상황실장, 주형철 경제보좌관 등이 이번주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마지막 ‘총선 티켓’을 잡고 청와대를 나선다.

문 대통령을 국회의원 시절부터 보좌해온 윤 실장은 최근 문 대통령의 최종 ‘내락’을 받아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출마를 선언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지역구인 서울 구로을과 윤 실장이 거주하는 경기 부천이 출마 후보지로 거론된다. 주 보좌관도 최근 출마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 동구을 출마가 유력하다. 주 보좌관은 “출마 제의를 받고 고향의 선배들과 상의해왔다”며 “청와대 조직개편도 있어서 이번주 초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참모진의 출마와 맞물려 청와대는 지난해 말부터 진행한 조직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일부 비서관실을 신설·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한다. 청와대는 임기 후반기에 주요 핵심 과제를 적극 챙긴다는 차원에서 ‘디지털혁신비서관’ ‘국민안전비서관’ ‘소재·부품·장비 담당비서관’ 등 정책 목표를 강조한 비서관 신설 등을 검토하고 있다.

임도원/김형호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