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이란과 이란 문화에 중요한 곳"을 공격 표적으로 삼았다고 발언해 전쟁 범죄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군부 요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 피살한 것에 대해 이란이 보복에 나선다면 반격하겠다고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주장했다. 이어 52곳의 공격 표적을 정했다며 "이 52곳 가운데는 매우 높은 수준의, 그리고 이란과 이란 문화에 중요한 곳이 있다. 그 표적들을 매우 빠르고 강력하게 타격하겠다"라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문화유적을 공격하려는 것이냐는 지적이 일었다. 1954년 헤이그 협약에 따라 문화 유적을 공격 대상으로 삼는 것은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UN 안전보장이사회도 2017년 이슬람 무장단체 ISIS의 문화유산 파괴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이란도 반발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어자리-자흐로미 이란 정보통신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ISIS, 히틀러, 칭기즈칸과 똑같다. 그들은 모두 문화를 증오했다. 트럼프는 영락없는 테러분자다. 누구도 위대한 이란과 문화를 파괴하지 못했다는 역사를 곧 배우게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트위터에 "트럼프는 솔레이마니 장군을 죽여 이미 국제법을 심대하게 위반하더니 이제는 문화 유적을 표적으로 삼았다. 이는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이란 외무부는 5일 미국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는 주테헤란 스위스 대사관의 대사대리를 초치했다.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후예인 이란은 문화 강국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국가다.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도 이집트보다 많은 24곳을 보유했다.

전쟁범죄 논란이 일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진화에 나섰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5일 '폭스뉴스 선데이'와 인터뷰에서 "그가 말한 것을 아주 자세히 읽어보라"며 문화 유적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는 말을 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ABC 방송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도 "공격하는 모든 대상은 합법적인 목표이며, 미국을 방어하고 보호하는 단 하나의 임무를 위해 정해진 목표"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해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명시적으로 반박하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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