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업체의 주가가 새해 들어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자체 브랜드가 없는 데다 ODM 업체에 생산을 잘 맡기지 않는 고가 화장품만 국내외 시장에서 잘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옛날과 같은 고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면 높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주기 어렵다고 전문가들은 말했다.

中 업체 공세에…화장품 ODM株, 새해 들어도 부진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콜마는 1900원(4.00%) 내린 4만5600원에 마감했다. 코스맥스(-3.56%)와 코스메카코리아(-4.66%)도 낙폭이 컸다. 한·중 관계 개선과 광군제(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기대로 지난해 10월 한 달간 10%가량 오르기도 했지만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코스맥스는 지난 1년간 37.12%, 한국콜마는 34.95% 하락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낙폭이 60.39%에 달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은 11.29%, LG생활건강은 13.13% 올랐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중저가와 오프라인에서 럭셔리·온라인으로 중심축을 옮기고 있어 수익성 개선 기대가 크다”며 “반면 ODM 업체가 생산하는 화장품은 지금 중국에서 가장 고전하고 있는 중저가 라인이라 타격이 크다”고 말했다. ODM 업체들은 중국 공장을 대거 증설했지만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ODM 업체의 공세와 고객사가 오프라인·중저가 상품 중심이어서 신규 수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ODM 업체의 주가 반등은 중국 시장에서 고성장하는 온라인 화장품 회사들을 고객사로 끌어들일 때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코스맥스의 경우 오프라인 고객사 중심의 상하이 법인은 지난해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7% 줄었지만 온라인 고객사 중심의 광저우 법인은 67.7% 증가했다. 박종대 연구원은 “코스맥스 광저우 법인 매출은 상하이 법인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